단봉낙타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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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봉낙타의 하루
쪼그리고 앉아 구걸하는 노파의 등을 땡볕이 쪼고 있다
빈 깡통 속에는 바람만 가득하고
높다란 집만큼 높은 삶의 담장은
살아서는 성전에 들어갈 수 없는 저 미문未聞
배낭을 맨 연인들이 갈매기 꼬리 흔들고 오는 포구에
몽돌들이 찌르레기처럼 운다
눈 밑의 행간에 주름이 깊어질수록 휘어진 등이 점점 솟아오르고
갈매기 한 마리가 둥근 궤적을 그리며 그 위에 잠시 앉는다
먹을 것을 잔뜩 넣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주머니를 뒤적인다
그때 발가락 잘린 갈매기가 외쳤다
망설이지 말고 쏘아
명중시키란 말이야
탕
쨍그랑, 턱 덕덕
노파가 황급히 깡통을 흔들어 본다
몇 개의 동전과 지폐, 저녁 떼거리가 넝쿨처럼 떨어진다
붉수그레 노을이 낙타를 업고
절 뚝 절 뚝
서녁으로 사라진다
노파의 등 위로 또 하나의 혹이 솟아올랐다
댓글목록
동피랑님의 댓글
고령화사회의 한 단면을 선명하게 그려주셨습니다.
OECD 국가 중 노인들의 가난 정도가 가장 극심하다는 우리나라.
국가 재정을 고려하면서 노인복지 대책을 잘 마련하고 실천해야 할 텐데 큰일입니다.
도통 지도자들이랍시고 있다는 게 믿음이 안 가니 말입니다. 이럴수록 나이 들면서 스스로라도 더욱 준비해야겠습니다.
김선근 시인님, 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나날 되세요.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새벽에 봄비가 내려 상쾌한 아침에 동피랑 시인님 참 반갑습니다
그렇지요 갈수록 노인 인구가 늘어가는데 대책이 없으니 걱정입니다
수명이 늘었다고는 하나 결국 병에 시달리며
식물인간처럼 살다 떠나는 것이지요
봄에는 더욱 사유 깊고 가슴 먹먹한 시로 뵙기를 소망합니다
따뜻한 걸음에 감사드립니다
잡초인님의 댓글
서글픈 현실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노인을 위한나라가 되어야 하는데 복지는 강건너있고
역사에 주인이던 그들은 뒷전에 않아 깡통만 흔드는 작금에
김선금 시인님에 단봉낙타의 하루를 가슴에 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반갑습니다 잡초인 시인님
오늘날 나라 경제를 일으키신 분들이 노인분들이지요
온갖 세파를 겪으며 극심한 가난 속에서 온몸으로 버티신 분들
그분들께 여생을 편안하게 해드려야 하는데 복지정책이 부실하기 짝이 없습니다
길거리 폐지 줍는 분들은 다 노인이시지요
공감해 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시앙보르님의 댓글
한때 꿈속에서 단봉낙타 많이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시앙보르님 반갑습니다
요즘 열정으로 시를 쓰시니 덕분에 창방에 활기가 돕니다
사람이나 사막을 횡단하는 낙타나 삶은 똑 같은 것이지요
제 고향이 군산 은파저수지 근처인데 언제 그곳에서 뵙기를 기대합니다
역사발물관에도 같이 가보고요
감사합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그 낙타를 자주 보는데 이렇게
멋지게 형상화 했군요..잘 감상하였습니다.
김선근님의 댓글
아공 울 갑장님 반갑습니다
늘 처음처럼 변함이 없으신 시인님
봄에는 더욱 젊고 깊은 울림이 있는 시로 뵙기를 바랍니다
도장 꾹 눌러주시어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