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볏짚, 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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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324회 작성일 16-01-29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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볏짚, 게르



산마루터기 붉은 눈두덩이 번진다

격자무늬 발목만 남은 뭉크러진 무논
자신이 관이라는 듯
지푸라기들, 가지런하다

수만 개 눈동자 켠 전자 번지, 불꽃 튄다   
방전된 무릎을 고치려 얼마나 캄캄한 온도를 견디는 것일까?

서로 마주보아야 지붕이 되는─ 볏짚
서로 맞대어야 첨성대가 되는─ 게르

짚불 태워 그을음만으로 어두워지는 밤이 있다

개구리가 울음주머니 부풀린다
차디찬 물소리 물갈퀴로 밀어내고
팽팽한 물살은 뒷발에 괴어둔다

바위 밑에 용수철 등뼈를 꽂고 온몸 당겨야 지나가는 밤이 있다

물살에 그을려 더는 당길 수 없는, 활대 휜
멈춤이 자세를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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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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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

  #. '멈춤'

  을 나타내는 stop과 pause는 다르다. 이를테면 stop smoking, pause to rest에서 stop은 단절(금연)을 의미하지만, pause는 어떤 목적 위한 의미심장한 멈춤(pregnant pause)을 나타낸다. 개구리가 도약하려면 멈춤(pause)과 착지자세(pose)가 필요하다, 그 차이를 생각함. (cf. 물론, stop to smoke는 ~하려고 멈추다 뜻이니까 pause와 별 차이가 없다.)

  #. 와도(蛙悼)

  오래전 모 사찰에 머물 때, 멀리서 죽마고우가 찾아왔다.
  내가 잠시 딴짓하는 사이 그가 사라졌다. 오자마자 간 건가, 하는데 얼마간 시간이 흐르고 그가 비닐봉지에 뭔가 꿈틀거리는 걸 가져왔다. 어디 한잔할 데 없느냐 하길래,
  한 오 리쯤 내려가면 구멍가게 하나 있다. 식탁 몇 있고 난로가 있고, 허름하지만 맞춤한 곳이었다.
  비닐봉지 안에는 까맣고 작은 개구리가 잔뜩 들어 있었는데 가게주인이 바싹 튀겨 왔다.
  "이런 흉물스러운 걸 먹는단 말이야? 그것도 절간 밑에서."
  "정 그러면, 다리 하나만 먹어보든지."
  페스탈로치式 말법을 흐렸는데.

  이튿날 오후에도 나와 그는 계곡을 뒤적거렸다. 작은 돌을 들어 올리고, 부스스 눈 뜨는 개구리를 눈밭에 던지면 그대로 나 죽었소, 기지개를 켜다 뻗었다.
  튀긴 것을 통째로 우적우적 씹어 먹었던 그때 '그 맛'은 도저히 잊을 수 없다.
  그 후로 한 번도 다시 개구리를 먹은 적은 없지만, 그때의 기억은 선명하다.

  이 고우(故友)는 어릴 적 소를 뒷산에 풀어놓고 놀 적에 동네 형들이 씨름을 붙였는데, 이 힘 좋은 놈이 어쩌다 먼저 넘어졌다. 그리고 허리를 다쳤는데, 나는 까마득히 몰랐다. 십수 년이 지나고 다 나았을 때 말했다. "그때 허리 다쳐 호되게 고생했다"고.

  내 입속에 들어간 개구리들이여!, 미안하다. 그리고 친구야,
  지팡이 짚을 때쯤에는 오동나무 그늘에서 바둑이나 둠세.


`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담의 잠옷

 김행숙



  그런 옷으로 발목을 덮고 따뜻한 물을 마실 때면
나는 행복한 남자라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나는
보통 사람입니다.
  여덟 시간 노동하고 여덟 시간 잠을 자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그녀가 나를 떠났습니다. "왜?"라고 그
녀에게 물었더니 나한테 물어보라고 했습니다. 마치
내가 두 사람이라는 듯이, 그래서 나를 멀리 떼
어놓듯이,
  그렇지만 너무 놀라서 그게 뭐든 가까이 끌어당기
듯이, 창가에는 그런 구도로 내가 서 있습니다. 그의
몸은 몸무게보다 가벼워 보입니다. 곧 날아갈 것 같
아서 내가 그의 옷깃을 붙잡고 있는 꼴입니다.
  같은 옷을 입은 나의 몸은 몸무게보다 무거웠습니
다. 생각하고 생각했는데 꼬리를 문 뱀처럼 그녀가
원인입니다. 나는 그녀로부터 나온 결과입니다.
  내가 모르는 모든 것을 합쳐서 그녀를 만들었나
봅니다. 여덟 시간 동안 노동을 할 때 나는 그녀가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고, 여덟 시간 동안 잠을 잘
때 나는 그녀가 무슨 짓을 꾸미는지 모릅니다.
  그런 옷으로 발목을 덮고 갑자기 집을 뛰쳐나가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여기에 없는 하나님을
찾고 여기에 잠든 이웃을 깨우는 여자가 정녕 내 여
자 맞습니까? 여자는 나를 가리켜 짐승이라고 불렀
습니다.
  나는 어둠 속에 순한 짐승처럼 숨어 있었습니다.
온몸이 덜덜 떨려 어둠을 흔들곤 했습니다. 이럴 때
면 그녀가 가져다주는 따뜻한 물 한 잔이 나를 세상
모르게 잠재우곤 했는데……
  비록 내 곁에 그녀는 없지만, 그 따뜻한 물은 망각
의 강물처럼 내 안에서 출렁입니다. 기억은 나의 포
로입니다. 풀어주지 않을 겁니다.
  잠이 들면서도 나는 그 끈을 꼭 잡고 있습니다.
나는 기억의 포로입니다. 여덟 시간 동안 그 무엇이,
  아이를 달래는 손처럼 내 꿈을 만지작거리고, 그
무엇이, 말 못하는 아이를 때리는 손바닥처럼 내 몸
을 철썩거립니까. 그 무엇을, 알아내려고 점점 조여
오는 작자는 대체 그 정체가 뭐란 말입니까.
  멱살이 잡혀서 새벽에 희번덕 눈이 떠졌는데, 이
씨발 새끼야, 멱살을 잡고 있었습니다.




* 마른 생강-활쏘기 / Bow Cocteau
 
 옷은 타자이고 그녀이다. 그녀를 입고 벗고 한다.
 태초에 벗긴 남자가 태초에 벗은 여자를 떠나거나,
 헌옷 수거함에 욱여넣을 때
 목마른 한밤, 머리맡에 놓인 자리끼 같은 그녀,
 잠속에서 포근하게 안아주던 그녀, 그 원시성에서 한참 떠나오니까, 씨발 새끼가 멱살을 잡고 있구나.
 옷에게 나는 타자인가.
 나는 옷에게 한동안 그녀였고 어느새 타자인가.
 남가일몽 같은 꿈과 현실 사이에 그녀 같은 잠옷과 잠옷 같은 그녀가 있다.
 김행숙은 생강밭을 지나며 '타자의 의미'를 조곤조곤 들려준다.
 그녀는 역전의,
 반전의 명포수다.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동안 김훈 산문, 「라면을 끓이며」pp. 153~ pp. 177 까지를 필사하려 한다.
전체적인 편집과 오, 탈자 수정은 나중으로 미룬다.

pp. 153~

  세월호


      김훈


 

  나는 본래 어둡고 오활하여, 폐구閉口로 겨우 일신의 적막을 지탱하고 있다. 더구나 궁벽한 갯가에 엎드린 지 오래니 세상사를 입 벌려 말할 만한 식견이 있을 리 없고, 이러한 말조차 아니함만 못하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하되, 잔잔한 바다에서 큰 바다가 갑자기 가라앉아 무죄한 사람들이 떼죽음을 당한 사태가 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알지 못하고,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의 몸을 차고 어두운 물밑에 버려둔 채 새해를 맞으려니 슬프고 기막혀서 겨우 몇 줄 적는다.

  단원고 2학년 여학생 김유민양은 배가 가라앉은 지 8일 후에 사체로 인양되었다. 라디오 뉴스에서 들었다. 유민이 아버지 김영오씨는 팽목항 시신 검안소에서 딸의 죽음을 확인하고 살았을 적의 몸을 인수했다. 유민이 소지품에서 학생증과 명찰 그리고 물에 젖은 1만 원짜리 지폐 6장이 나왔다. 김영오씨는 젖어서 돌아온 6만 원을 쥐고 펑펑 울었다(유민 아빠 김영오,『못난 아빠』중에서). 이 6만 원은 김영오씨가 수학여행 가는 딸에게 준 용돈이다. 유민이네 집안 사정을 보건대, 6만 원은 유민이가 받은 용돈 중에서 가장 많은 돈이었을 것이다. 이 6만 원은 물에 젖어서 돌아왔다.
  아 6만 원, 이 세상에 이 6만 원처럼 슬프고 참혹한 돈이 또 있겠는가. 이 6만 원을 지갑에 넣고 수학여행 가는 유민이는 어떤 설계를 했던 것일까. 열일곱 살 난 여학생은 무엇을 사고 싶었을까. 얼마나 간절한 꿈들이 유민이의 6만 원 속에 담겨 있던 것인가. 유민이가 가지고 싶었던 것들. 아버지, 엄마, 동생에게 사다주려 했던 선물은 무엇이었을까.
  6만 원은 유민이의 꿈을 위한 구매력에 쓰이지 못하고 바닷물에 젖어서 아버지에게 되돌아왔다. 300명이 넘게 죽었고,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의 몸이 물밑에 잠겨 있지만 나는 이 많은 죽음과 미귀未歸를 몰아서 한꺼번에 슬퍼할 수는 없고 각각의 죽음을 개별적으로 애도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유민이의 6만 원, 물에 젖은 1만 원짜리 6장의 귀환을 통해 통절히 슬퍼한다.
  아 6만 원, 유민이의 마음속에서 6만 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셀 수 없이 많았고, 유민이가 갖고 싶었던 것은 사소할수록 간절했을 것이다. 이것을 살까, 저것을 살까 망설일 때 그 후보 리스트에 오른 물건까지를 합산한다면 이 6만 원이 갖는 구매력의 예상치, 실현되지 못한 구매력은 몇 배로 늘어난다. 유민이의 선택에서 최종적으로 탈락되었다고 해서 그 탈락된 꿈이 무효인 것은 아니다. 배는 수항여행지에 닿지 못했다. 죽은 많은 아이들의 용돈도 다들 물에 젖어서 돌아왔을 것이므로 그 많는 꿈들은 슬픔과 분노로 바뀌어 바다를 덮는다. 유민이의 지갑에서 돌아온 6만 원으로 살아 있는 사람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국가재난 컨트롤타워에 성금으로 보내야 하는가를 생각하다가 생각을 그만두었다. 내가 젊은 날 육군에서 힘들 때 엄마한테서 편지가 왔는데, 어렵고 힘들 때는 너보다 더 어려운 이 어미를 생각하라, 라고 적혀 있었다. 고지의 겨울은 맹수에게 물어뜯기는 듯이 추웠다. 엄마의 편지를 받던 날 밤에 나는 보초를 서면서 고난을 따스함으로 바꾸어놓는 엄마의 온도와 엄마의 눈물의 힘을 생각했고 자라나는 고비에서 치솟는 반항기로 엄마를 속썩인 패악을 뉘우치면서 가슴이 아팠다. 유민이의 6만 원에도 엄마의 편지처럼 크고 깊은 슬픔의 힘이 저장되어 있어 세상의 불의와 더러움을 밀쳐낼 수 있으며, 말을 알아듣고 사물을 볼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시켜줄 테지만 그렇게 말해봐도 산 자들의 말일 뿐, 젖어서 돌아온 6만 원을 위로할 수는 없다. 배 안을 수색하는 잠수사들의 말에 따르면, 아이들이 담요를 둘둘 말아서 배 안의 창문 틈마다 모두 막아놓았다고 한다. 아이들은 그렇게 버둥거리다가 최후를 맞았다. 골든타임도 에어포켓도 컨트롤타워도 다가오는 인기척도, 아무것도 없었다.
  글을 쓰면서 읽은 책을 들이대는 것은 게으르고 졸렬한 수작일 테지만 나는 바다에 빠져 죽을 뻔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별수 없이 책을 들먹인다.
  조선 성종 때 관인 최부崔溥(1454~1504)는 제주도에 공무 출장 갔다가 부친상을 당해 배를 타고 육지로 돌아오는 길에 풍랑을 만났다. 그는 15일 동안 바다에서 갈팡질팡하다가 중국 해안에 표착했고 북경을 거쳐 6개월 만에 귀국했다. 그는 바다와 대륙에서의 일들을 기록으로 남겼다. 사나운 바다에서 죽음이 다가오는 순간은 이렇다.

            한 채의 이불을 찢어 여러 번 둘러 동여매고 횡목橫木에 그것을 묶어서 죽은 후에도 시신이 배와 함께
            오래도록 서로 멀어지지 않도록 했다.
                _ 최부,『표해록』, 서인범 주성지 옮김, 한길사, 2004, 62쪽

  최부는 이불을 찢어서 배 기둥에 몸을 묶었고 유민이네 학교 아이들은 담요를 말아서 창문 틈을 막았다. 그 마지막 정황에서 인간의 모습은 비슷하지만 세월호는 풍랑에 깨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침몰했다. 차오르는 물속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담요를 말아서 창문 틈을 막았는데, 아직 살아 있는 몸의 동작이 생명을 향해 그렇게 작동되어지는 과정의 무서움을 최부의 글을 통해 겨우 짐작한다지만, 거듭 말하거니와 세월호는 풍랑에 깨지지 않고 스스로 침몰했다. 큰 배가 스스로 뒤집혀서 가라앉게 되는 배후에는 대채로 얼만큼 악과 비리가 축적되어 있는 것인지, 그리고 담요를 말아서 창문 틈을 막다가 죽은 아이들과 정치적 행정적 시스템과의 그 참혹한 단절을 어찌된 영문인지를 나는 알 수가 없다. 최부가 표류했던 조선 성종 시대으 동지나東支那 바다는 물결이 사나웠고 세월호가 침몰하던 박근혜 대통령 시절의 진안 연안 여객선 수로는 잔잔했는데, 그 인기척 없는 적막강산의 풍경은 국망과 건국, 전쟁과 재건을 거쳐온 6백 년의 세월이 지난 후에도 어찌 그리 똑같은지, 내가 얼마 전에 진도 팽목항에 가서 눈물도 말라버린 유가족들과 함께 바다를 바라보니 부르는 소리는 수평선 너머로 퍼져가는데 배 빠진 자리는 흔적이 없고, 바다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國破浪花飛 국파랑화비
        海募號哭散 해모호곡산

        나라는 깨지고 물보라 날리니
        바다는 저물고 곡소리 퍼진다.
          _ 두보杜甫를 흉내내어 지음

  장한철張漢喆(1744~?)은 조선 영조 연간의 제주도 선비다. 26세 때 서울 가서 과거를 보려고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다가 풍랑을 만났다. 그는 오키나와까지 떠밀려갔다가 중국 상선을 타고 2개월 만에 돌아왔다. 29명 중에서 22명이 물에 빠져 죽었고, 살아서 돌아온 자들도 곧 병들어 죽었다. 부서진 배가 파도에 치솟고 잠기면서 장한철에게 죽음이 다가오는데, 임박한 죽음 앞에서도 인간은 삶을 기약한다. 그때 장한철의 각오는 다음과 같다.

          만일 내가 살아서 돌아간다면 응당 글 읽는 일을 던져버리고 집밖의 일도 벗어던지고 몇 고랑
          안 되는 밭을 몸소 갈면서 쌍오당(둘째아버지의 아호)의 여생을 효성스럽게 받들련다.
            _ 장한철,『표해록』, 김지홍 옮김, 지식을만드는지식, 2009, 68쪽

  임박한 죽음 앞에서 장한철은 삶의 쇄신을 각오하는데 쇄신의 골자는 책을 버리고 밭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는 언어와 관념의 세계를 버리고 몸과 대지가 부딪치고 엉키는 직접성의 세계에 삶을 재건할 것을 기약한다.

  세월호가 기울고 뒤집히고 가라앉을 때 배에 갇힌 사람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그러한 방식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것이 생명의 고유한 원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 물이 차오르는구나, 이제 죽어야겠다, 라면서 죽은 사람이 있을 것인가. 세월호에서 죽은 그 많은 사람들도 장한철처럼 죽음 앞에서 삶의 쇄신을 기약했을 것인데, 그들의 마음속에서 울음으로 끓어오러던 새로운 삶에 대한 각오와 동경, 지나간 삶에 대한 회한과 뉘우침, 이루어야 할 소망과 사랑과 평화와 친절, 만남과 그리움, 손 붙잡기, 끌어안기, 쓰다듬기......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팽목항에서 나는 기막혔고 분했다.
  장한철의 그 일생일대의 각오는 오래가지 못했다. 살아서 돌아온 그는 다시 글의 세계로 돌아갔다. 풍랑 치는 바다에서의 생각과 흔들리지 않는 땅 위에서의 생각은 전혀 다른 모양이다. 장한철은 살아온 지 두어 달 만에 다시 서울로 올라가서 과거에 응시했고, 떨어졌다. 낙방한 그가 다시 배를 타고 제주 바다를 건너 고향으로 돌아갈 때 책과 밭에 대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기록에 없다.
  장한철은 살아서 돌아왔으므로 그의 마지막 각오와 소망을 번볼할 수 있었겠지만, 세월호에 갇혀 죽은 사람들은 돌아와서 번복할 수 없을 것이므로 그들의 마지막 소망은 영원히 유효하다. 그 유효한 소망들이 바다와 육지 위에서 발 디딜 곳을 찾지 못하고 떠돌고 있다. 떠돌고 있지만, 소망들은 유효하다.
  세월호는 화물을 너무 많이 실었고, 선체를 불법으로 증축했고, 배의 균형을 유지시켜주는 평행수를 빼냈고, 갑판 위의 화물을 단단히 묶어놓지 않았기 때문에 배가 흔들릴 때 복원력을 상실하고 한쪽으로 쏠려서 침몰한 것이라고 검찰은 수사결과를 밝혔다. 검찰은 이 부분을 아주 자세히 설명했다.
  검찰의 말은 한마디로, 세월호는 물리법칙을 위반했기 때문에 침몰했다는 것인데, 지구 중력의 자장 안에서 물리법칙을 위반하고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세월호는 가라앉을 만해서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나는 오래전에 졸작소설『칼의 노래』를 쓰느라고 선박과 항해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었다. 내가 읽은 책들은 들이댈 만한 것도 아니고 내가 쓰려는 소서로가 직접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바다의 질감과 선박의 작동원리를 전혀 모르고서는 글을 쓸 용기를 낼 수 없었다. 백면서생이 배의 작동원리를 말하는 것은 꼴 같지 않지만 무릅쓰고 가려 한다.
  20세기의 대형 선박은 모두 쇠로 만든다. 쇠가 어떻게 물에 뜨는가, 쇠건 바위건 나무토막이건 같은 용적의 물보다 가벼우면 뜨고, 무거우면 가라앉는다. 이 세상의 모든 배를 지칭하는 보통명사는 베슬vessel인데 그릇이라는 뜻이다. 그 자체에 용적을 포함하고 있는 운송수단이라는 말이다. 수만 톤의 쇳덩어리는 베슬을 이룸으로써 가라앉으려는 중력과 띄우려는 부력이 길항拮抗하면서 물에 뜬다. 이것은 소금쟁이가 물에 빠지지 않는 이치와는 전혀 다르다. 이 길항의 원리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 나오는 신석기 사내들의 고래잡이용 보트(내가 좋아하는 그림!)나 생활율이 50퍼센트에 불과했던 16세기 포르투칼 스페인 네덜란드의 범선이나 명량해전 노량해전 한산해전 옥포해전에서 이긴 이순신 함대의 판옥전선이나 두 동강 난 천안함이나 방위 예산 떼어먹은 통영함이나 멀쩡히 가다가 가라앉은 세월호나 다 똑 같이 적용되는 것이다. 예외는 없고 예외는 곧 죽음이다. 무게중심과 부력중심이 서로를 피하고 또 달래가면서 기우는 배를 제자리로 돌려놓는데 이 양극단의 모순이 한순간의 물리현상 속에서 통합됨으로써 배는 롤링하면서 전진한다. 그런 배가 옆으로 기울 때 이 경사각도가 모순을 통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가면 복원력은 순간에 소멸하고 배는 뒤집혀서 침몰한다. 배는 유柔로써 강剛을 다스리며, 유와 강의 종합으로써 롤링하고 피칭하는데, 배가 롤링과 피칭 없이 뻣뻣하게 파도를 대하면 배는 바로 깨지거나 침몰한다.
  이순신 함대의 배도 그렇지만 전통적인 한선(韓船)은 연안 항해용이기 때문에 바닥이 평평해서 큰 파도를 만났을 때는 복원력이 약하다. 그래서 한선은 무거운 화물을 배 밑바닥에 싣고, 화물이 모자랄 때는 바위를 실어 무게중심을 낮춘다. 목포 해양박물관에 전시된 신안 보물선도 모든 화물을 배 밑창에 싣고 있다. 이것은 아무런 비밀도 아니고 전문지식도 아니다. 고대 이집트의 갈대배에서부터 적용되는 원리다.
  세월호는 이 모든 원리와 인류의 축적된 경험을 거꾸로 했다. 그러니 어찌 살기를 바라겠는가. 갑판에 과적을 함으로써 무게중심을 위로 끌어올렸고, 배 밑창의 평행수를 빼버려서 배의 중심을 허깨비로 만들었다. 이것이 침몰의 원인인가. 이것은 원인이라기보다는 침몰 그 자체다. 이것이 침몰의 원인이라고 말하는 것은 배가 뒤집히니까 가라앉았다는 말과 같다. 이것은 동의반복이다.
  세월호 침몰의 중요한 원인의 하나는 화물을 단단히 묶지 않았다는 것이다. 검찰이 그렇게 말했다. 기울어진 세월호의 사진을 보면 갑판 위에는 컨테이너고 승용차고 아무것도 없이 빗자루로 쓸어낸 것처럼 깔끔하다. 배가 기울 때, 화물들이 한쪽으로 쏠려 물속으로 휩쓸려내려간 것이다. 화물을 단단히 묶지 않았다는 수사결과는 맞는 말이다.
  화물을 단단히 묶는 것을 고박 고박固縛이라고 하고, 원양선원들의 전문용어로는 래싱lashing이라고 하는데, 다 같은 말이다. 이것도 별것이 아니다. 지게꾼이 옹기를 묶을 때, 1.5톤 픽업 트럭 기사가 적재함의 짐을 묶을 때, 퀵서비스 오토바이 기사가 뒷자리의 박스를 묶을 때, 그리고 앞에서 썼듯이 조선 성종 때 바다에서 죽음의 위협을 맞은 최부가 이불을 찢어서 몸을 선체에 묶을 때, 이 모든 동작이 래싱이다. 래싱은 흔들리면서 길을 가는 모든 자들의 기본동작이다. 별것이 아니지만, 이탈자는 살길이 없다.
  그래서 원양을 항해하는 선박의 갑판원들은 쉴새없이 갑판을 순찰하면서 컨테이너를 묶는 쇠줄(래싱바)을 스패너로 조인다. 이것이 갑판원의 기본 업무다. 컨테이너는 선체와 밀착되어 롤링과 피칭을 함께 해야 하며, 컨테이너가 정위치를 이탈해 한쪽으로 쏠리면 그 기세로 배 전체를 끌고 쓰러져서 살길은 없어진다. 운동은 복원되지 않는다. 세월호는 등짐 지는 지게꾼만큼도 래싱을 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세월호가 래싱을 엉터리로 해서 침몰했다는 말도 또다른 동의반복이다. 비를 맞으니까 옷이 젖었고, 밥을 굶었더니 배가 고프다는 말과 같은 말이다. 세월호는 왜 기울었고 왜 뒤집혔는가.

  2014년 4월 16일의 참사 이후로 사태를 바라보는 이 사회의 시각은 발작적인 분열을 일으키며 파탄되었다. 슬픔과 분노를 온전히 간직해서 미래를 지향하는 동력으로 가동시켜야 한다는 시각과 그 슬픔과 분노를 매우 퇴행적이고 소모적인 것으로 여겨 혐오하는 시각이 교차했다. 거칠게 말하면 4월, 5월까지는 전자의 시각이 우세했으나 6월 4일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적지 않은 재미를 보고, 이어 7월 30일 재보선에서 여당이 압승하자, 후자의 시각이 주류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슬픔과 분노에 오랫동안 매달려 있는 것은 경제 살리기에 해롭다는 것이 그 혐오감의 주된 논리였다. 세월호에서 놓친 골든타임이 경제회복의 골든타임으로 살아났고 거기에 이념의 날라리들이 들러붙기 시작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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