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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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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달팽이걸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44회 작성일 16-01-14 23:12

본문

그림자 그리기

 

 

 

내 뒤에 서서

언제부터 함께 했는지

낯선 얼굴이 거울을 보고 놀란다

 

내 기억의 왼쪽에 살아 있는

오른쪽 형상이 발꿈치를 든다

들린 틈 사이로 빛나는 작은 빛을 본다

 

지하에서 새어나오는 빛이

그 속을 비추는 빛보다 강하다

밝은 곳에서는 어두운 곳을 보지 못한다

어두운 곳에서는 밝은 곳을 본다

 

발자국을 옮길 때마다

그림자가 비틀거린다

저벅저벅 어둠을 흘리며 골목 귀퉁이를 돈다

졸음에 눈을 감는다 돌부리에 화들짝 눈을 떴다

 

백열등은 늦은 밤에도 문 걸지 않고 기다리던 어머니의 눈시울

발밑에 묻어온 근심을 털어주며 술 취한 나를 반긴다

 

안드로메다에 가고 싶다

그 별에는 그림자가 없데

 

온갖 밝음만이 빛나는 별

어둠이 없는 곳에는 그림자도 없겠지

모든 것이 광속으로 계산되고 광년으로 보상되는 먼 나라

 

아침이면 어젯밤의 꿈들이

갯벌의 작은 게가 되어 어두운 구멍 속으로 사라진다

발바닥에 꼼지락거리는 살아 숨 쉬는 것들의

간지러움이 고여 온다 발가락 사이로 삐져나온

그림자가 피식 웃으며 빛을 피해 내 뒤에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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