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야 사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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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야 사는 날
이포
현관 종량제 통투가 바짓가랑이를 물고 늘어진다
식성 좋은 그는 입에 잔득
파지를 물고 어쩔 줄 몰라 했다
“그것 좀 버리고 와요.”
그는 살갗이 얇아서 내장이 다 보였다
동시다발적인 악취도 났다
투명한 살갗에 꽃무늬 옷이라도 입혀주었으면
종량제란 이름대신
쓰레기 먹어 치워서 아름답게 하니
아름이라 했으면
물기만 없으면 편식하지 않는
언제나 고요히 기다리는
치장도 화장도 할 줄 모르는 봉투
그의 동료들이 모이는 날이면
모두들 헐렁한 옷차림의 손에 이끌리어 온다
배 나온 나는 배를 가리느라 더 헐렁한 차림
뚱뚱해지면 집을 떠나는 그를 보며
버려지는 마음에 살빼기로 동네 한 바퀴 돈다
버려져야 아름다운 그처럼
살 빼고 아름다워지고 싶은 날이다
댓글목록
박커스님의 댓글
시의 모티브가 넘 좋습니다, 이선생님.
추운 날 감기조심하시구요.^^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네! 박시인님 고맙습니다.
종량제 봉투는 꼭 차면 버리는데
제 배는 버릴 줄 몰라서요.
그래서 버려야 건강하게 살지 않을까 생각했지요.
박 시인님은 똥배가 없으셔서 좋으시겠습니다. 날씬한 모습 부럽습니다.
시꾼♪님의 댓글
잘들어 가셨지요 ^^ 왔가갔다 한다고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헤어 졌습니다 시인님
좋은 시 한편 감상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하십시오
지면을 빌려 그날 인사드리지 못하고 내려와서 죄송합니다!
가까운 날 뵙겠습니다 !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네! 시꾼님 잘 내려가셨다는 말씀 전해듣긴 했습니다만
끝까지 배웅하지 못하고 부득불 먼저 오는 통에
귀가길에 산상에서 노숙케하엿습니다.
너무 미안하고 염치가 없었습니다. 미안했습니다.
서로의 사정은 1월에 만나서 이야기하기로 하지요.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많이 쓰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눈에 포착되는 것 하나가 키워드가 되지요
쓰레기 봉투에서 투명하게 비쳐지는 모습이 어쩌면 삶과 닮아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감추고 숨으려하는 모습은 안타깝기도 하지요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더 편하고 아름다운 것인지는 꿈에도 모르고요..
그날 뵙고 작은 인사만 드렸는데.. 여기서 다시 인사 드립니다.
자주 살가운 시의 동무가 되었으면 합니다. 건강하십시요. 이포 시인님!!!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네! 투명한 것이 좋은 것이기는 합니다만
속을 보이기엔 너무도 쿨렁거려서 자신이 없습니다.
좀 더 당당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종원 시인님 저도 만나 뵈어 좋았습니다.
님의 맛깔스러운 시 늘 감명 깊게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