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져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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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해져 가는 길 / CYT
웍샵이든 연수든 세미나든 이유는 제각각
집 나와 보낸 콘도에서의 하룻밤이 아직 다 걷히지 않은 시간
자명종이 필요 없는 중 늙은이들 사우나에 모인다
머리 모양, 옷매무새만 보면 영락없는 노숙자
입은 옷이 없으면 보여 줄 것도 없는 사람들
서로 눈길만 피하면 그 뿐
락커 열쇠 맞춰 보기도 전에 옷 따로 몸 따로다
39도 탕에 들어가 몇 몇 눈앞으로 저벅저벅 활보하여
부글거리는 물살 뭉개며 앉았다 벽에 기대어 비스듬히 눕는다
39도와 41도를 나누는 칸막이 위에 드러누운 노구
불쑥 솟은 새가슴 아래쪽은 낭떠러지
해부학 실습용 기증 리허설 중 코를 곤다
55도 건식 사우나실에서 나오는 사람
늘어진 게 그거 뿐이 아니다
늙은 만큼 오래 버티는 종목
91도 습식사우나에 들어갔던 사람은 나올 기미가 없다
벽보고 앉아 세월의 더께를 벗겨 내는 사람들
자기 등을 밀고 싶어 옆 사람에게 “등 밀어 드릴까요“라고 묻던 말을
새마을 운동시절 환청으로 듣고 있다
이태리타올 건네주고 돌아앉으면 얼얼하게 지속되었던 개운함을 기억하고 있던 등짝
근질거림으로 투정 부린다
각자 나이롱 수건을 양손으로 잡고 팔을 등 뒤로 꺾어 위 아래로 문질러 대다가 타협하고 만다
거울 앞에서 물기 닦던 사람 보디빌더 폼 잡고 힘을 줘 보지만
이두박근 삼두박근 王 자는 기억 속에서만 불끈거릴 뿐
부끄러움을 되찾은 사람들 옷 입고 나선다
다시 만난 해장국 집
황태 해장국 이나 우거지 해장국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
그냥 먼저 시킨 사람 따라 나도 나도 한다
그들은 나를 그렇게 바라보고 있었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생명의 부름에 응하는, 순수와 순결을 넘어서는 절대로의 관문에 서서 바람을 맞습니다
은영숙님의 댓글
purewater 님
안녕 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자주 뵈오니 더욱 반갑습니다
재미 있게 감상 하고 갑니다 세월의 뒤안길은
비슷 할것 같습니다
이 시엔 여인이 올곳은 안인데 여포 신발을 신는 할매니까
괜찮지요?! ㅎㅎ
건안 하시고 좋은 행보 되시옵소서! 시인님! 흉보기 없기요 ㅎㅎ
여포 신발( 여자를 포기한 신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