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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천지재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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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石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87회 작성일 15-12-06 06:28

본문


천지재창조

 

1.

출산의 환희는 진통을 수반한다. 주걱으로 하늘을 휘저어 미역국을 끓이는 그의 손목이 저렸다. 달과 별들의 노른자가 으깨어져서 검은 파도에 섞였다. 그는 한쪽 귀를 칼로 도려내어 바다에 띄웠다. 우주가 카오스로 환원되는 굉음이 들렸다.

 

2.

아우야, 내 쪽배가 항해를 마치면 달걀 값은 뽑지 않겠니? 그 이상의 횡재를 하면 밤의 카페에서 생맥주 한잔 하자. 탕기영감도 합석하게 하는 게 좋겠지. 그런데 오늘 밤은 풍랑이 심할 것 같으니 내 손목을 주걱에 묶어 놓고 너는 어서 몸을 숨겨.

 

3.

놀라실 것 없습니다. 천지개벽은 늘 있는 일입니다. 한 숟가락의 식사와 길을 걸으며 숨 쉬는 작은 동작에, 내가 그대를 바라보는 눈짓 하나에 생성과 해체의 원형질들이 꿈틀거리며 소용돌이치고 있지요. 그러니 불안과 아픔을 겁내지 말아야 합니다. 특별히 거부하실 이유가 없다면 저와 미술관에라도 같이 가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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