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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좌(蓮花座)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987회 작성일 17-06-21 11:03

본문

연화좌(蓮花座)

 

 

동네 정형외과 계단

아침부터 노구들이 줄지어 앉아있다

 

수도가 깊어서인지

좌선하라는 뜻인지

하나같이 무릎관절이 안 좋은데

원장은 빨리 나오지 않고

 

태초 연꽃이었는지 위, 아래는 좁고

허리께는 굵으니

 

영락없는 연꽃이다

계단 층층으로

줄지어

피어있다.

추천0

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profile_image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낙발
(落髮)


하르르
또 한 가닥 빠져
나비처럼 어깨로 내려앉았다

언제부턴지 쉽게 자꾸만 빠지는 머리
반야심경을 너무 많이 읽어 그런가?

경로석에 앉은 사람들 한결같이
대반야바라밀다경을 읽은 듯하다

세상이 무엇인지
우주가 무엇인지
도가 무엇인지
무가 무엇인지
공이 무엇인지
깨달음을 얻는 수도승처럼

그 위대한 낙발(落髮)의 이치를 모르는 중생은
애써 중절모로
영광을 부끄러이
가리고 다니기도 했다.

오영록님의 댓글

profile_image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생불(生佛)


베란다 한구석에 있던 치자나무가 꽃이 피자
안방으로 들어왔다
그것도 꽃이 피었다가 질 무렵 누렇게 되어서야

그래도 향기를 잃지 않고 있다
하얗던 꽃잎이 시들시들하면서도 향기로울 수 있다니
향기를 간직할 수 있다니

끝까지 향기를 머금던 꽃
견디다 견디다가 끝내 떨어진 꽃
떨어지는 순간까지도
떨어져서도 여전히 향긋하다
저 향기를 위해 일생을 바쳤을 치자나무

그 애절하고 간절하다던 삶에 애착을 놓으면서도
향기를 품을 수 있다니
부처다

향낭(香囊) 가득
사리를 주워 담았다.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연화는 진흙 속에서 피어났어도
물들지 않는 덕이 있다 하지요
불 보살이 앉은 자리를 잘 살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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