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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더페아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7회 작성일 15-11-29 15:00

본문

- 만추

 

                                                          페아체


거꾸로 뛰어가네요
이제 낯선 추위가
구두 뒷굽 소리를 내며 다가설 거예요
계절보다 이른 털목도리는 차창유리에
고스란히 매어져있네요
빌릴 수 없는 건 흘러가면 그뿐이죠
이봐요
밖은 아직 푸르기만 한데
당신은 자작나무에 앉은
털이 화려한 새처럼 보여요
차고 있는 시계는 이미
눈이 한없이 쌓여 내일로 갈 수 없는 거 같네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는
분명히 시럽을 너무 많이 넣었을 거예요
시애틀 같은 도시에는
마지막 버스가 꼭 멈출 거 같지 않나요?
전화번호 쪽지는 주머니에 구겨져 있죠
안개가 반쯤 가린 집들이 문을 열어
핼쑥해진 바바리코트를 반기네요
날짜가 틀린 달력이 걸려있네요
너무도 싸늘히
암고양이 몇 마리가 숨어들었나 봐요
세월이 휘청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져요
늦는 건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있어요
자르지 않은 머릿결이 뿌리를
어깨에 구겨넣고 있네요
눈을 질끈 감아도 후회를 견딜 수 없어요
짙은 화장으로 가려봐도
울림은 오후를 때리고
망설임은 다른 곳을 향할 수 없네요
뭘 기다려야할 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시간은
이미 만추처럼 늦어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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