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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악어가 살고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수련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64회 작성일 15-11-29 21:11

본문

그곳에 악어가 살고있다

 

 

 

숫자들 누떼처럼 건너가는 늪 속

악어 한 마리 살고 있다

허기진 몸뚱어린 벽 속에 숨긴 채

채깍채깍 게걸스런 아가릴 벌리며

호시탐탐 눈알을 부라리고 있다

내가 모르는 사이 놈은

화병의 장미를 집어삼키고

냉장고 고등어도 집어삼키고

어떤 날은 아이 발목을 덥썩 물기도 했다

누가 좀 저 끝없는 식탐을 말려줬으면,

놈을 사냥하려 종일 늪가에 앉아 있기도 했지만

바람만이 구름을  밀고 갈 뿐,

그러는 사이 악어는

베란다 창틀을 집어삼키고

장롱속 옷들도 집어삼키고

어느새 신경통의 내 허리조차 잘라 먹었는지

밤새 이빨소리 꿈속까지 들어와서 지끈거리고,

다음 날

아가리를 들여다보면 시치미만 가득한데

건넌방 문을 열자 놈이

속을 다 파먹고 버린 엄마가

빈 껍질로 누워 있다

 
추천0

댓글목록

시꾼♪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시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어의 사용이 시맛을 칼칼하게 하면서도 깊은 사유가 번득이는 칼 한자루를 보는 것 같습니다 ^^

감상하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자주 오십시오 수련향기님 ^^

수련향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련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과분한 평에 감사드립니다.

오랫동안 외도 하다가
 다시 시마을로 돌아왔습니다.

밖으로 떠돌던 남자도
결국은 다시 본 처에게 돌아간다고 하더군요!..^^
 
다시 힘을 얻습니다.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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