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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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희
아무도 주문을 한 적이 없다
길가에 줄줄이 서있는 은행나무들
한밤중에 바람이 작업 지시를 내렸다
귀중한 손님맞이를 한다며 호통을 치는 바람
정성껏 바닥에 노란 나뭇잎을 메우고 있다
차곡차곡 깔아 놓는 나뭇가지의 꼼꼼함
한 땀 한 땀 박음질 없이도 수를 놓는 재주
성질 급한 바람은 나뭇가지를 흔들어 댄다
철야 작업을 해서라도 카펫을 완성하라는 바람의 불호령
혼신을 다해 카펫을 만들어 바닥에 깔려는 마음
나뭇가지의 살점이 뜯길 정도로 잎을 내어준다
바닥의 알몸을 감추기 위해 애쓰는 은행나무들
밤하늘에 별들이 눈을 감으려 하는 순간
조금이라도 빈틈을 매우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
비라도 내리면 낭패라는 바람의 잔소리
더 이상 잎을 내려놓을게 없다며 호소하는 나뭇가지
밤새 은행잎 조각을 끼워 맞춘 보람을 찾는 시간
길바닥에 황금빛 카펫은 완성되고
시달림을 당한 은행나무들은 나목으로 바르르 떨고 있다
아침 햇살이 길가를 배회 하고 있을 무렵
노란 카펫이 깔려있다.
댓글목록
고현로님의 댓글
발상이 재밌네요^^
은행나무 이파리 다 떨어지면 시 쓸 일도 없을라나요?
아~~~ 저 낭그이파리 죄다 돈이엇으면...ㅎㅎㅎ
건필하세욤~!!!!
이장희님의 댓글
푸하하 졸시입니다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길가에 은행잎이 쌓였는데 꼭 노란 카펫을 깔아 놓은 것 같아 보였어요.
사진을 찍어 저장 했어요. 넘 아름다운 모습 이었거든요.^^
이파리가 돈이라면 저도 좋겠네요. 쩝~
계절에 관한 시는 자신이 없어요.
귀한걸음 감사드립니다.
추운데 감기조심 하세요.
늘 건필하소서, 고현로 시인님.
달못님의 댓글
은행나무가 그렇게 열심히 정교하고 아름다운 천의무봉의 카펫을 깔아놓으면
밟아 볼 새도 없이 부지런한 청소부 아저씨들이 싸악 걷어가 버린신다는 거...
어디 넓디넓은 곳에 끝없이 넓은 노란 카펫을 깔아놓으시는 거 아닐까요?
재미난 발상에 박수~ 짝짝짝
이장희님의 댓글
하긴 그래요. 청소부 아저씨 걷어거죠.
전 운이 좋았어요.
노란 카펫 같은 은행잎 깔린 길을 밟으며 걸어 갔거든요.
청소부 아저씨 생각은 그때 만큼은 안났어요. 미안 하기도 하고요.
재미난 발상이라 하시니 기분이 좋네요.
좀 더 좋은 시로 찾아뵙겠습니다, 달못님.
이기혁님의 댓글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