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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 정연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수지정연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928회 작성일 15-11-18 01:09

본문

제비꽃

                          정연희 (2015년 생명문학상 장원 당선작)

 

 

지난가을 화톳불 놓았던 자리에

올 봄 제비꽃 여러 포기 피었다

몸을 낮추어야 보이는 꽃

무릎을 접고 비상하기 전

낮은 자세로 돋움하는 접힌 날개를 본다

 

꽃싸움에 걸었던 목을 빼고

낯설고 견고한 수행을 치룬 빛

아직 서리도 가시지 않은 봄 들길에 발을 붙잡는다

 

뜨거웠던 자리에서

따뜻한 꽃이 피었다

아직도 시커먼 검불 속에 눈길 멈추게 하는 꽃

 

어느 절의 공터에서 본

그 자리 같은 그곳에 파르르

다비식 불꽃 다시 살아나고

몇 알의 보라색 사리들

 

불시착한 파란 씨앗 여러 개

식어버린 운석 몇 개

깨달음으로 빚어진 결정체

무엇으로도 깨지지 않는

자신을 내보이는 사리꽃

 

부스럭거리는 검불 속 수행이

작은 합장을 하고 있다   

 

추천0

댓글목록

동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먼저 장원 입상을 축하합니다.
좋은 작품 감상하는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방문과 발자취 부탁드립니다.
늘 건안건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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