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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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희
낡은 햇살이 현관문 앞에 서성인다
아침을 슬그머니 꺼내는 노인
작은 밥솥에 주먹만 한 밥
밥상엔 초라한 반찬이 노인을 바라본다
밥상에 늘 잔소리가 담긴 할머니의 빈자리
하나가 아닌 둘을 기억해 주려 하는 밥상의 배려
걸걸 거리는 라디오 목소리는 쉰내를 낸다
라디오 목소리를 유일한 벗으로 생각하며
항상 컵 대신 사발에 멀건 커피를 타 마신다
쓸쓸함을 잘근잘근 씹고 있는 노인의 방
바람이 두드리는 문소리에도 민감한 귀
사치라곤 잠자는 일이 전부인 노인
누구라도 저 낡은 철문을 두들겨 주기만 기다린다
햇살이 정수리를 만지작거리면
통통 불은 라면을 한 젓가락 뜨고
덜덜 거리며 내는 세탁기의 거친 숨소리
노을만이 꼬박꼬박 창가로 찾아온다
찬바람이 노인의 겨드랑이를 홅고 있으면
몸을 둥글게 마는 습관을 유지한다
기다란 혀만 내미는 개를 끌어안는 밤
홀로됨은 익숙함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댓글목록
金富會님의 댓글
잘 묘사한 시.....
배우자를 잃는 것이 가장 큰 슬픔이라고 한...기사를 읽은 기억이 납니다.
전지적 시점으로 시를 만드는 것은 아마,
공감의 영역을 좀 더 치밀하게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독거노인에게 다가간 적은 없어 좀 더 세밀하게 접근을 못했습니다.
나의 자화상 같은 거 그런면으로 썼습니다.
다음엔 더 깊은 내용으로 다가가 보겠습니다.
전 젊고 아직 배우자가 없어 슬픔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럴거다 라는 추측을 합니다.
좀 더 좋은 시로 찾아뵙겠습니다.
늘 건필하소서, 김부회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