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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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눈물
눈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미술을 시각예술이라 한다는데
이를 비웃듯
눈 먼 조각가가 있었다.
원래 볼 수 있었는데
조각가가 된 후 눈을 잃어버렸다.
절망을 딛고 그가 쓴 방법은
모델을 만져보고 손으로 가늠한 후
손의 느낌대로 찰흙을 주무르는 것,
아내는 남편을 위해서
얼굴에 찰흙 범벅이 되어 주었고
흙 묻은 손이라 느낄 수는 없었으나
그의 찰흙 조각에는
그도 모르게 아내의 눈물이 섞였다.
그의 조각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눈물에 대해 듣지 못했지만
조각이 울고 있다고 했다.
낮잠 자는 아내의 얼굴을 만져 본다.
눈을 꼭 감고
한 번도 만져본 적이 없는 방법으로 만져 본다.
고함도 지르고 눈도 치켜뜨던 얼굴,
코에서 이마로, 눈으로 손을 옮긴다.
이렇게 낯선 얼굴이었나?
내가 눈이 먼다면 아내를 알아볼 수,
아니 ‘알아만질’ 수 있을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눈물이 만져진다.
눈멀지도 않은 내가
사지가 멀쩡한 내가
무슨 슬픔을 그리 새겨 놓았는지
모를 일이다.
아내가 눈물을 확 털며
눈을 번쩍, 치켜뜬다.
“이 사람이? 자는데!”
댓글목록
은영숙님의 댓글
류시하님
고운 시심 속에 비친 천애의 작가인 조각가는
천재적인 소질이 손과 감각 속에 잠재하는 명 조각가인듯 합니다
시각 장애인은 유난히도 감각과 지각이 발달 됐다고 들었습니다
사랑의 영혼과 일치하는 정신의 감각 ......
감명 깊게 시심 속에 머물다 가옵니다
건안 하시고 좋은 시간 되시옵소서
류시하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