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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다, 흔든다,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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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37회 작성일 15-10-23 14:56

본문

보라카이에서 사박 오일
북경에서 이박삼일
괌으로 날아가자
벳부에 몸을 담글까

백화점의 아이쇼핑도 못 갔다
쩨쩨한 인생
새우깡에 소주를 마시다가
번데기 통조림을 깐다

육신은 알코올로 씻어내고
궁핍을 누른 헛것을 채운다
일도 싫다 돈도 싫다
내 인생은 뉴질랜드 산양처럼 방목했다

공과금, 학원비, 월세, 통신비
기타 등등 기타처럼 퉁기는 한 달
떠나라! 그래서 자유인이다
마음이 병들어 바람의 아들이 되자

감잎 하나
거미줄에 매단 낭만을 모를 뿐이다
베베 꼬인 라일락 나무
향기마저 메말랐다

그런 날은 먼 산의 등고선이 안개에 막혔다
그런 날은 옷을 껴입어도 오금이 저리고
그런 날은 휴대전화 소리도 반갑지 않다
그런 날은 마냥 앉아 있어도
바람결에 흔들리는 거미줄의 낙엽이 위태하다

담쟁이 잎이 마르고
담벼락이 드러난 눈 밥이
억겁의 세월로 무게를 쌓는다

통장의 잔고를 줄이면
소주병도 비워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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