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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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이삭
고개를 숙인 나락*이 황금 씨앗들을 달았다.
벼는 논에서 순금을 캐는 광부
거대한 수확기의 금속 칼날이
황금 모가지들을 잘라 모은다.
사람들은 어떤 죽음을 수확하며 기쁨에 젖지.
논둑의 들국화가 가을 햇살을 뒤집어쓴 채
무슨 의미를 알았다는 듯
가을바람과 밀어를 나누며 고개를 끄덕인다.
황금 이삭들은 깊은 침묵의 무덤 속으로 떨어진다.
그들이 고대했던 숙명의 침묵 속으로
그 침묵 속에는 하얀 쌀 톨의 영혼이 잠들어 있다.
오! 대지의 광부여
푸른 육신을 가을 햇살로 말려
황금 영혼의 미라들을 만드는가?
바람이 그대들의 침묵을 깨우면
황금 들판은 주검으로 가는 가을 풍경의 춤을 추지.
또 다른 태몽의 꿈을 꾸는
노란 황금물결의 기도하는 춤을
가을 들판은
하늘로 한숨을 보내며
목숨에 순응하는 황금 모가지들이
가을 비극을 달콤하게 춤추는 무대
가을바람이 논바닥에 흩어진
목 없는 육신의 고통을 훑고 간다.
*나락: 벼의 경상, 충청, 전라, 강원 방언
댓글목록
최경순s님의 댓글
시가 재밋군요!
자알 감상하고 갑니다
향필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