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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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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251회 작성일 15-09-11 09:31

본문

홍시 /

 

혹시, 혹시나 찾아올까
가까스로 버티는 기다림이 있다
단단한 시절 뒤로하고 말랑해져서
호록, 새의 날갯짓에도 흔들리지만
왕관을 쓰던 꽃 가문, 추락의 결의는 붉다

 

푸른 날 남들처럼 왜 달지 못하나
떫은 눈치 참아왔는데
이젠 햇살이 버린 찬바람에 줄기가 시리다
물컹해져서, 자식인 양 찾아오는 까치
붉은 살 쪼아대도 묵묵부답
어느 날 꼭지 같은 유품만 덩그러니 남겠지

 

돌이키면 후회스러운 단단함이었겠는데
오래 사는 게 복인 줄 알았던 거지
관에 들듯 냉동고 들어가면 죽어서라도
한 번 더 세상 구경하려나
쭈그러진 입가로 흐르는 침
젊은 자식은 물컹한 맛이 싫다는데도
어쩔 수 없어 매달려있다

 

장수 요양원 마당으로 부는 바람에
기다림 하나 흔들린다
혹시, 올겨울은 넘기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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