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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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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73회 작성일 15-09-04 17:32

본문

- 길을 걷다 -

                        이장희

 

옆머리가 간지러워 길 가장자리를 걷는다

가로수가 손을 내밀어도 붙잡을 수 없다

가로등은 눈높이를 맞추려 고개를 숙여준다

길바닥에 자빠진 것들은 걷어 차 주기를 기다린다

발가락이 아프게 걷어찰수록 좋아하는 것들

수많은 눈동자가 마주쳐도 차가운 눈길

어깨를 툭 쳐야 그제서야 바라본다

눈감아도 보이는 이 길을 외면한다

지루하게 생긴 이 길을 외면한다

이 길을 싹 지우고 새로운 길을 만나고 싶다

익숙한 이 길을 다시 쓰다듬어 주고 있다

마음속에 지울 수 없는 길이라면 품으련다

아침이면 기다려 주던 횡단보도는 감정이 급하다

길이 지워지고 있다 선명한 길이 지워지고 있다

발바닥이 길을 다 지우고 가던 길이 증발하였다

냉정하게, 철저하게 길은 모르는 척 하고 있다

경계선을 그어버린 길의 심술은 냉정하다

누에처럼 살아가는 하루가 다가올 하루를 기다린다

숙련되게 걷던 길에 블라인드를 친다

오늘도 노을은 유난히도 붉은 눈을 뜨고 길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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