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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나무 그늘에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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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680회 작성일 15-07-29 10:21

본문

지난가을, 빈집의 쓸쓸함이라니

뒤뜰 후원에
외 따로 홀로 연 수세미를 보았다.

낙엽을 쓸던 바람은
구석진 모퉁이에 고적을 쌓고

12년 정든 사무실을 떠나
'첫눈이 오기 전에 새 보금자리를 터야지'

나는 도시의 유목민이다.

'후원 나무그늘에 앉아
고기를 구우면 좋겠네.'

희망은 어디서 샘 쏟는 것일까?

첫눈이 내리고
수세미는 선 채로 매달려 몸피를 말리고

봄은 왔건만
라일락은 꽃의 향기도 없이 쓸쓸히 지고

'여름이 오면 텃밭을 일구고
고기를 구울 수 있잖아'

괜찮다 괜찮다

해가 지면 양 떼들은
집을 찾아 돌아온다는데

타관에 발을 들인 이방인의
퇴근길은 쓸쓸한데

여름이다.

과일 좌판에
복숭아를 모를 일 없건만

꽃을 모르니
나무인들 알 수 있었을까?

불그스레 탐스러운 복숭아가 열렸다.

그만하면 됐다.
지갑 속에 이 달러같은 행운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아
이제는 고기 한판 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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