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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떡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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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거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39회 작성일 17-03-01 09:31

본문

<쌍떡잎>

한갓진 가게에서 졸음을 겨워하며
마음속에 유토피아를 건설하고 있는데
가방에 떠밀려 몸이 기운 작달막한 여자가
녹즙이 건강에 좋다며 시음을 권한다
집채만 한 가방 속엔
식구들 기뻐할 돈벌이를 잔뜩 담고 있나 본데
나도 간절히 팔고 싶다
턱 괸 비만 반가사유상이 되어
실큼한 듯 면박 수행하자
남생이 등처럼 쩍쩍 갈라진 내 손이
길쭉해서 멋지다고 추켜세운다
폭삭 삭은 내가 도통 잘나 보이는 구석이라곤 없으니깐
손이나마 멋지다고 해주는 거 같은데
철벽같던 배 속의 마음이 흔들려 월 계약을 했다
그 후로 갈퀴처럼 일만 알던 손이
쉴 틈이면 로션을 뒤집어쓰는 호사를 누리는데
떡잎 같은 손은 칭찬이 그리 신나는지
다시 인생의 봄날을 기다리는지
서로 미끈거리며 어루만지고 난리다
다 늙은 주제라고 관심 밖인 아내여,
나도 싱싱한 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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