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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끝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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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부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29회 작성일 17-02-05 10:13

본문

겨울의 끝과 시작

 

한사코 밀려나기를 강력하게 거부하던 사내는

제풀에 지쳐 혀를 내밀었다

늘어진 긴 혀는 발끝에 닿아있다

혓바닥에 두줄 세줄 네줄....

길이 생겼다 없어지기를 여러번,

 

단풍이라 했던가

낙엽으로 마감한 어느 나무는

북풍에도 더 떨굴 것이 없어 다행이다

 

새 것일 때 곱게 물들인 단풍 깃발은

빛바래도 여전히 푸득거리고 있다

 

시작이 마치 끝인 것처럼

윤회輪廻가 아니다

끝은 끝인 거고

시작은 시작인 것이다

 

그나마, 이어지는 것은

시간이 켜켜이 쌓인 세월이 아니고

세월의 두께를 벗기는 일이다

까내고 까내고

벗기고 벗기어도

억겁億劫의 부피는 절대 줄지 않고 있다

 

얼마인지도 모를

히말라야 어느 봉우리의 빙하는

제 나이를 아직도 숨기고 있다

 

시작과 끝의 구분이 부질없음을

겨울은 알고 있으면서 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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