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쌀밥같은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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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쌀밥같은 할머니
아무르박
바람이 쉽게 잠들지 않겠다
창이 몹시 흔들리고
장독대가 와짝 깨지는 소리의 새벽
놀란 가슴은 지구의 저 모퉁이에서 주저앉았다
뭇별들은 이따금 처마 끝에 얼굴을 내미는데
달무리를 이끄는 근심이 너무 깊어
휘파람을 부는 성난 사내는 누구인가
차라리 저 어둠 속에
수평에 누운 바다의 일그러진 모습이 보이지 않고
바위를 삼킬 듯이 밀려드는 성난 파도가 보이지 않아
귀를 닫은 소리에 죽은 듯이 고요를 아는 바다
시계 소리보다 여린 숨소리가
폭풍이 지나가면 찾아올 고요를 아는 것만 같아
그 이른 새벽에 소년은 할머니의 품에 파고들었다
그럴 때마다 꼭 잡아주던 따뜻한 손
바람이 숲에서 길을 잃었을 때 그 적막함으로
숲이 울었다
그리고 내리는 눈
누군가 숲에 발자국을 찍기 전에
그리움이 먼저 알고 달려간다
조기 살점 발겨주실 것 같은
흰 쌀밥 같은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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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callgogo님의 댓글
깊은 말씀 없이
토닥토닥 잠 재워 주시던
주름진 할머니가 선 합니다
잔잔한 감성 느낌니다
고맙습니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아무르박님의 댓글
귀가 어두웠던 할머니의 기일이 되면
살아생전에 좋아하셨던 조기구이를 제상에
큰놈으로 올립니다.
요놈~
하고 웃으시며 조기 한 점 밥술 위에 올려 주실 듯합니다.
폭풍이 지나가면 그리 고요한 것을
작은 일에도 발끈하는 걸 보면
좀 더 무뎌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날 되세요.
시 잘 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