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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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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86회 작성일 24-01-08 02:22

본문

너에게 가는 길


실눈을 뜨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생각이 나를 보며 실눈 사이로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낼 월요일인데 출근 안 할 낀 교, 

아내의 짜증과 조바심 섞인 한마디에 

내가 조금 전까지 시를 읽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산이었다 

내가 단 한 번도 오르지 못한 큰 산이었고 

가로막힌 장벽일지도 모르겠다 

숨구멍이 조여왔다 

이십 대인 그가 스무 해 동안 벽에 가로막혀 살았다고 했다 

아니, 살고 있는 중이라고 말한다 

발버동 칠수록 조여 오는 올가미처럼 벽은 단단했다 

그는 벽을 덫이라고 말했다 

산과 벽과 덫은 동의어일까 

이 자폐의 밤에 그는 백석을 읽고 있을까 

흰 바람벽 너머 그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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