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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끓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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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32회 작성일 23-12-13 18:59

본문

라면을 끓이며



매 순간 구불구불했다  

봉지를 뜯자 

기름에 튀겨진 꼬불꼬불한 

너의 얼굴 

살면서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직선은 

수증기처럼 증발해 버렸고 

꽈배기처럼 빙글뱅글 난,

곱슬머리였을까  

이명처럼 울려 퍼지는 꾸불꾸불한  

이 노래가 영원히 멈춰버렸으면 

곡선의 연속이었다 

냄비 속에서 펄펄 끓어오르며  

죗값 치르듯 불어 터진 면발들 

직선은 아직 봉지 바깥을 서성이는데 

내 아버지도 곱슬머리를 하고  

굽어진 면발을 따라 떠나가고 없는데 

졸아버린 냄비 속  

핏기 사라진 너의 창백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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