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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마다 밝고 환한, 황금빛 보리가 주렁주렁 잘 익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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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탄무誕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07회 작성일 23-12-13 11:33

본문


언어마다 밝고 환한, 황금빛 보리菩提가 주렁주렁 잘 익어 있다

                                  사문沙門/ 탄무誕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와 자전을 한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와 공전을 한다

한 티끌만 움직여도 아뇩다라삼막삼보리

한 사념을 움직여도 아뇩다라삼막삼보리

제3의 눈이면서 내 몸에서 발광發光하는 붓다,

때론 아버지며, 때론 스승이고, 때론 길벗


이때까지 죽어 있던 길을 살려내고,

이때까지 살아 있던 길을 죽여버릴 줄 아는

나의 언어는 아뇩에 시작해, 보리菩提에서 끝이 난다

나와 동일한 눈을 갖고

동일한 귀로 들을 수 있다면,

내지른 언어 첫 구절만 보고도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꽃 없이도 가섭迦葉(가섭존자)처럼 조용히 염화미소 지을 수 있다

막막한 권유가 아니다

중생衆生이 죽기 전 인간의 몸뚱아리하고 있을 때

붓다를 제대로 바라보라는 자상하고 친절한 지시指示


언어로 설명할 수 없다고 하지만

언어가 아니면  붓다에 대한 가르침을 세울 수 없다

체험적인 지식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하지만

체험적인 지식이 아니면 붓다의 가르침을 전할 수 없다

문자로도 설명할 수 없다고 하지만 

문자가 아니면 붓다의 가르침을 체계화시킬 수 없다


나의 노래(선시禪詩)에서 조형造形되고 있는 언어와 문자는 

붓다에 대한 가르침(교敎)이며,

이것을 떠나 있는 것이 다른 말 같은 뜻의 불립문자와 교외별전,

불립문자와 교외별전은 언어와 문자를 뛰어넘어 

붓다와 오묘하게 계합한 것을 가리킨다

모든 장소와 모든 작용을 포섭하고 있는 

붓다 본체는 공이고, 형상은 무이며, 기능과 활동은 묘


나의 언어(조사관祖師關, 조사선祖師禪, 깨침의 언어)

제도권(중생법) 언어의 제한성과 규격성을,

세간(중생)의 모든 말을 포용함과 동시에 부수기도 한다

주면서 빼앗고, 빼앗으면서 주기도 하는 입파여탈立破與奪,

나의 언어는 붓다에 대한, 깨침에 대한 살아 있는 플롯을 갖고 있다

중생 놀음에 미쳐있는 언어를 문때버리는 역설이 있다

깨침의 언어로 이루어지는 나의 조사관(조사선)은 

싯다르타(= 모든 선각先覺)의 일대 교설을 한 문장에 담아낼 수 있는 교가敎家


인간은 비어 있음(공, 붓다의 본체)을 통해  

무공용無功用 정신적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 세계(중생계)는 실제가 아닌 이미지의 세계, 

혼미한 인식이 구축해 놓은 환상의 세계, 

제도권(중생법)이 짜놓은 인공 기획물에 오염된

정보와 지식에 매몰되어 있는 한 깨침은 없다(붓다를 볼 수 없다= 붓다를 만날 수 없다, 붓다와 계합할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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