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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등대빛의호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16회 작성일 23-12-04 23:35

본문

1.

담 넘어도 도둑질은 못 하는 바람이라 바람이 불 땐 진실을 곱씹는 습관이 있다

때론 실바람보다 여리게 읊조렸고 때론 폭풍 앞에 가슴을 풀어해쳤다


2.

그저 카나리아들 내지 나비 무덤이었고 은행나무 길을 갔다

호소력 짙은 바람이라 마치 무언의 표현처럼 나부끼는 게 많다

죽었다던 카나리아와 나비가 날아가는 게 그랬다


3.

손을 펼쳤다 해야 할지 뻗었다 해야 할지

후련히 놔주는 거이려나 미련이 막연한 거이려나

중의적인 손짓처럼 병존하는 심경이지만

그냥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바람을 느끼고 싶어


4.

하늘이 푸르다 못해 허무하다 그 푸름이 너무 깨끗해서 표정이 없다

그 푸름에 있어 땅의 일은 박복하게 사는 구경거리라 한참을 맞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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