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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곳의 반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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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나비처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38회 작성일 26-02-07 20:49

본문

/2026.02.07



깊은 곳의 반짝임



빛은 오래전에 등을 돌렸다

물고기들은 눈을 버리고 더듬이로 세상을 만진다

깊고 깊은 바다 구석,

누군가의 손톱만 한 공간에서

희미하게 반짝이는 하나의 세계

그 안에서는

누군가가 땅을 차지하려 싸우고

누군가는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건다

욕망은 타오르고

피와 눈물은 뜨겁다

그러나 바다 밖은 고요하다

우리의 전쟁도

우리의 환호도

닿지 않는다

모른다

그 거대한 침묵은

우리가 존재하는지조차 모른다

우리는

바위에 부딪히는 물결 사이

잠시 피어나는 이끼처럼

생겼다가 사라지는 흔적일지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그 반짝임 하나가

어둠 속에서 스스로 빛났다면

그것만으로도

경이롭다

우리가 허공을 떠도는 먼지일지라도

누군가의 숨결 안에서 태어났다면

이 짧은 반짝임은

결코 헛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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