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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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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57회 작성일 23-09-07 01:57

본문

우체통



여자는, 

칼날같은 가시 무수히 돋아난 유리나무의 가지들 

빽빽히 들어찬 얼음정원을 통과하느라 

피부가 찢어지고 새하얀 것 속 균열이 깊이 들여다 보였다. 


얼음 속을 너무 응시하다 보니 

그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졌나 보다.


누군가 우리집 화장실 변기 속 

투명하게 고인 물 안에 우체통을 갖다 놓았다.


누군가 

내 망막 속에 

벗어놓고 간 외투의 소매 안에는

보루네오섬 활화산이 들어 있어,

 

작열하는 용암이 서서히 흘러나오며 


빽빽히 들어찬 파초잎들 사이를 비명 지르며 긴팔원숭이들이 

날아다니고 


부드럽게 

대음순(大陰脣)이 벌어진 진열장 속 

어느 안경 쓴 중국인 소녀가

좁은 복도 위  

끝없이 이어진 벽들 사이에 앉아

단말마가 뜨거운 

빈 책상들을 출산(出産)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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