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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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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상당산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56회 작성일 23-07-30 19:15

본문

내 존재의 시작이었던 사랑은

약속이 빠져나간 그 자리에

허언(虛言)으로 걸려있고

사금파리 된 사랑은

애증을 반연(攀緣)삼아 월담으로

또 다른 세상을 기웃거린다.

 

진실을 밀어 올리는 줄기는

온 힘으로 그리움을 틀어쥔 채

푸르게 침묵을 지키고

치렁거리는 칠월 햇살에

실연(失戀)의 현기증으로

초췌(憔悴)한 사랑은

성장을 상실한 마디 끝에

매달린 이별을 보네.

  

능소화의 애잔한 속울음은

숨 막히는 고요 속에

붉은 그리움을 토하며

자홍색 나비로 날아오르고

비워내지 못하는 이별의 아픔에

살포시 감은 눈

허공에 매달린 붉은 숨결은

바람마저 묶어 놓은 채

천년의 사랑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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