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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니의 무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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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61회 작성일 23-08-08 07:11

본문

오쿠니의 무덤에서 


청록빛 삼나무들이 마구 자라고 뻗어 숲을 이룬 자리


눈을 들면 저 멀리  

기인 해변과 그 너머 아스라이까지  

쪽빛 바다 철렁이는  

예리한 빈 틈을 찾아 엉겅퀴풀 드문드문 몸부림치고 모서리  

날카로운 화강암 덩어리 서너개 하늘로 부웅 솟아  

바위의 신경이 폭염의 거듭된  

망치질에 무디어진 자리 반으로  

쪼개어지고 비파의  

끊어진 현들이 켜는 이도 켜는 손도 없는데 이 정적의 

질식함에서 저절로 울리다 


작은 어촌을 바라보며 너는 누워 있구나 홍조 띤 도미들이 

바위를 타고 흘러들어 왔다던, 

백제의 아버지는 작살을 잡으시고  

어머니는 흰 말의 고삐를 잡으시고 달구어진 모래밭 위를 

하늘 위로부터 비단 장막이 드리워졌구나  

노송나무 창백한 바닥 위에서 투명한 유리 깨어지는 소리를 내며 

성큼성큼 

생각 많은 소녀들의 아름다운 얼굴 위에 

시취가 칠하여지고 적출되어진 너는 

아스라이 손을 움켜쥐는 구름을 향해 

벽력같은 소리를 질렀었다 막간 (幕間)

다만 갈잎 한 줄기 꺾어 부는

떨리는 피리소리 한 줄기일 뿐 간절히 손 뻗으면 

검고 울퉁불퉁한 질그릇 안에 

황금빛 일렁이는

숨소리를 담아 너의  


고 (鼓)니 쟁 (箏)이니 가느다란 뼈들은 

폐썬처럼 조용히 갈앉고 

키타노텐만구 빈 집의 문은 

네 앞에서 닫히고 

그리하여 각혈한 바위 

여기 자동차들이 쌩쌩 내달리는

차도를 조금 비껴 풍우에 닳은

희미한 미소로 작은 언덕 

가파른 이마 위에 자는 듯 누워 있다                      





** 오쿠니: 일본 전통 무용극 가부키의 창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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