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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슬픔의 사분의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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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9회 작성일 26-01-31 06:37

본문

내 슬픔의 사분의 삼


 

없는 것만 말하기로 하자

사라진 것만 기억하기로 하자

  

이름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부를 수 없는 것들이 그리워질 때

   

꽃말이 없어도 꽃은 피었다 지고

울지 않아도 봄날은 간다

  

수술실에서 바라본 천장의 불빛

종양처럼 잘려나간 온기가 없는 언어들

      

아무도 말해주지 않아서

어둠은 배후가 없어도 깊었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나면

뒤돌아설 때 사무쳤고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

손끝에 닿는 미래가 불투명했다

  

날개만 남은 새의 운명처럼   

바람을 부르면 뒤척이는

      

빙판에서 미끄러질 때

내 손이 잡으려고 했던 건

진정 무엇이었나

 

돌아갈 수 없는 곳을 가리키는 건

외계인의 긴 손가락


잊을 수 없는 건

잊어도 좋은 것

  

지워진 문장 속의

지울 수 없는

빨간색 밑줄처럼

   

잊을 수 없는 건

이젠 잊어도 좋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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