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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생전후(周生傳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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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머니코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162회 작성일 23-06-21 09:35

본문

송도의 비어버린 궐터 樓階에 기대어 취해 잠들려는 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름은 주생이며, 명에서 떠돌다 징병을 당해 조선 땅에 이르게 되었다고 주장을 해 왔다.

그가 떠나온 이야기의 골자를 얘기하니 아래와 같다.

 

웃기지?..

바닥에 물건 하나를 떨치는

그 우연한 사건하나로

인생이 완전히 바뀌어버릴

가능성이 젖혀진 거야...

 

일생의 가장 토 쏠리는 일이란,

떠나온 곳이랑 있는 곳이랑 너무 멀어서 생기는

위상 차이에서 오는 멀미인 거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거기서 망령이

미친 듯 튀어나와 모가지를 잡아끌어가는 느낌이.

 

남들 다 하나씩 끼고 안정을 얻는

고향산천이 없는 새끼가 돼버리는 거지.

그런 인종이 보통 가장 평온한 얼굴을 한다.

실은 뒤틀려 죽는 고통을 배속에 숨기면서도, 죽을듯이 참아내는것이오.

더 웃긴건 왜 참는것인지 지들도 몰라.

사나이가 죽을 시 앙앙 안 울고, 억 소리만 내고 엎어지듯이

참는 본능, 창자가 시키는 걸 거스르는 본능.

왜 그런 게 신체에 남아있는지 참으로 의문이오.

나는 그 참음 때문에 지금 이리 되어있는데.

 

그 말을 듣고 종이를 꺼내 양 끝에 두 점을 찍고 반으로 접어 겹쳐 보이니, 주생이 그 말이 맞다.”하고 즉시 죽더라.

그 길로 나는 바다거북이 자기가 알을 깬 모래언덕으로 도로 기어들어가고 갓난애가 자기가 나온 곳으로 도로 빨려들어가듯이, 뜻한 바 있어 떠났던 고향 북수리(北水里)로 되돌아갔다. 애송이 때 우물쭈물하여 놓친 여자란 여자는 시 써주는 자리에서 전부 취했다. 시재(詩材)가 떨어지면 서당질로 순진한 마을아이들을 꾀어다 목돈을 만들고 이를 고위 공직자 중 가장 딸이 예쁜 자에게 전달하였다. 그 집안에 장가를 가 영주(領主)로서 호식하며 매일같이 크고 검은 수레를 끌고 밤마다 비파 줄을 난폭하게 뜯어 그 소리를 전기 신호로 증폭시켜 고요하던 마을을 들었다 놓으니, 감히 손가락질할 자가 없었다. 어느 날은 직접 보리로 빚은 술 열 말을 마시더니, 죽으면서 하는 말이 이와 같았다. “나는 본래 강남의 특별히 초대받은 자만 출입하는 난교장(亂交場)에 갈 지위를 얻으려 힘쓸 심사였다. 하지만 문득 생각을 바꾸어 남의 순박한 꿈을 오히려 빼앗는 처지에 서니 그 즐거움을 이루 말할 수 없구나! 이제 나는 젊음이 다하고 피부에 주름살이 생겨 무엇을 하든 꼴사나운 몰골이 되었으니, 후환을 남기지 않으려 이미 꼭대기까지 오른 바 있는 삶을 미리 끝내 놓는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尊의 아귀에 들었습니다
熱의 가늠이 자존의 부름과 같이 했습니다
형언되어 아름다워지는 길을 향했습니다

상당산성님의 댓글

profile_image 상당산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차원높은 시를 읽다보니 제 일천한 생각에 언듯 김시습의  금오신화가 생각나네요
좋은 시 잘 읽고 한수 배우고 갑니다
건필하시길 빕니다,

머니코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머니코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금오신화 같은 전기소설 흉내를 어설프게 흉내내보았습니다.
전해져서 다행이라는 느낌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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