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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 먹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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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상당산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40회 작성일 23-06-22 10:32

본문

오늘처럼 무더운 여름날 오후

한줄기 소나기가 퍼붓던 어느 저녁나절

오랜만에 농사일에서 풀려난 어머니

앞 산 갠 하늘 뭉게구름 한 덩어리

끌어다가 반죽을 하고

국수 안반에 칼자국처럼 거친 어머니 손마디

손때 반질한 홍두께로 시간을 민다.

 

차곡차곡 접은 사랑

어머니의 칼끝에 썰어지고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국수꼬랭이

고쿠락불에 구워 만든 뻥튀기는

국수보다 맛나고

멸치에 애호박, 파송송 우려낸 국물은

구준한 식구들 별미 되어 입맛 달군다.

 

틈새 벌어진 마루 밑 바람에 땀은 식어가고

지붕 위로 날아간 모깃불에

별똥별은 떨어지며

부채질 해주는 아버지 무릎에서

난 개구쟁이 꿈을 뒤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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