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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47회 작성일 23-06-23 15:40

본문

두개 이상의 면을 가진 모든 물체들은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다

그 뒤에선 벌레들이 기어 다니고

먼지가 쌓이고 한동안 괴롭다

너무 궁금하면 뒤집어 볼 수도 있는 거라서

누가 그러겠는가

일부러 그러진 않겠지


동전을 보면 앞면 뒷면이 없다

어디가 앞이고 어디가 뒤라고 하지 않았고

실제로 누가 정해두지 않았기에

아프다고 하면 왜 아픈지 어느면에서 아픈지

더 아프다고 말 할 뿐 이였다


여행을 간다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떠난다는 표현을 쓴다

떠난다 이별하는 걸 못해 여행을 떠난다는 사람들의 이면은

앞면만 지니고 살다 뒷면에 신경 쓸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한 발 자국만 나가도 숲이 있고 산이 있고 계곡이 있었다


분명한 건 어릴 적 9시를 가르키던 나의 시간도

이젠 분명하게 저녁 6시를 가르키며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어느 시간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제 나는 분명 나이를 먹었다


양면의 귀처럼 한참을 집중해서 들으면 어둑한 이면이 들리고

또 한참을 넑을 놓고 있으면 같이 웃을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섞이지 못해 겉돌던 떠오른 기름같던 지난 날도 지나고

이 긴 여행에서 스스로 내려야 할 곳을 알았다

누군가의 간섭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의 집으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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