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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발기하는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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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달팽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49회 작성일 23-06-02 16:09

본문

슬픔이 발기하는 구간



야윈 어깨의 전봇대 지나 

새벽 쪽으로 귀를 모으는 

적막한 밤의 소란과 

흔들리는 중심의 변방에서 

반듯하게 나를 세우는 일 


가로등 없이 환한 어둠을 지나는 동안 

내가 보았던 나와 

만질 수 없는 통과의례의 나 사이

밤은 

무수한 상처들로 쌓아 올린 흉터 같아서 

슬플수록 더 어둡게 발기하는 법


너와 나 사이는 

어제와 오늘의 간극처럼 밀접하고 

깊을수록 멀어지는 잠 속

 

바닥에서 가까운 체념들이 

선잠으로 범람하는 새벽 두 시

 

눕지도 일어서지도 못한 채 

밤이 지나고 

남겨진 우리의 눈물이 

이슬로 맺히는 시간


나는

깨어있는 탁상시계 옆에

오래 머물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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