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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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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19회 작성일 23-05-1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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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Room


 등나무 가지를 엮어 만든 여행 가방 속에는 산만했던 지난여름의 표정들이 널린 옷가지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부기 빠진 그녀의 가는 발목을 타고 흘러내린 하이힐이 스쳐 지나간 창밖의 시간을 소환하고


 사선으로 침대에 기댄 채 삐걱거리는 그녀의 얼굴이 로비에 전시된 베고니아처럼 팔다리를 뻗어 올립니다 쥘 수 없는 이파리가 소인 없는 엽서의 동선을 검붉은 꽃잎처럼 읽으며 내 망막 속으로 침몰하고 있습니다


 불 꺼진 복도를 따라 먼지처럼 날아든 퀴퀴한 파벽토 같은 비릿한 글자들이 문틈으로 거미처럼 기어들어 와 벽지를 타고 머리맡에 눕습니다 침대보처럼 메마르고 까슬까슬한 문장들이 자리끼처럼 갈증으로 타올라 그녀가 알록달록한 호퍼의 캔버스 속으로 색채를 밟으며 머뭇거리다 천천히 걸음을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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