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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애롭고 올바른 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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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하와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0회 작성일 26-01-26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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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애롭고 올바른 자에게 - 하와이

백지에 떨어진 먹물 한 방울
그대와의 첫 만남은 마치 그것 같았다
내 지겨운 평온에 까만 점 하나
어쩌면 예쁜 그림이 될지도 몰랐다

우리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었고
그만큼 글 하나하나에 가슴 깊숙이 닿은
진심을 느꼈다
어느덧 내게 새로운 설렘이 생겼다

그대의 세상은 너무나 달랐다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감복하여
그대의 선량함이 더욱 아름다웠다
다만 내 서툰 말에 그대가 잘하고 있다는 걸 
부디 알아줬으면 하고 항상 염려했다

나도 그대에게 그런 존재일까
열린 창문 사이로 조용히 날아온 꽃잎처럼
기특한 의외였을까
그대와 같이 웃으면
저 담담한 꽃잎이 내게도 날아온 듯했다

하루가 너무 짧다고 그대가 말했다
허나 나는 한 순간을 너무 길게 느꼈다
그대는 다음 생이 없으면 좋겠고
나는 욕심이 많아 이 세상에 더 머물고 싶었다
삶이 그대에게 얼마나 무정했는지
나는 엿볼 수도, 옆에 있어 줄 수도 없다

역시 나는 아직도 많이 어리고
천진하구나
어쩌면 해방을 느낀 그대보다
더 공허한 사람이 나였을지도 몰라.
잊고 있었다
나머지 꽃잎들은 그저 길가의 꽃잎들이라는 걸

지울 수 없는 먹물답게
이 인연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
그러나 아주 먼 훗날에
그래서 창밖의 나무에 꽃이 수백 번 시들면
이별이 오겠지요.
나는 아직 그 끝을 고려하고 싶지 않다

그대가 바람이 되는 날이 올 것이며
나의 모든 생에
모든 순간에
함께 걸어가
내가 조금 망설여도 그대는 부드러운 손길로
나를 앞으로 밀어내

햇빛이 눈부신 날에
빗물이 아프게 쏟아지는 날에
눈이 우아하게 추락하는 날에
어쩌면 폭풍이 휘몰아치는 날에도
그대가 그 어느 삶보다 더 자유롭다는 걸
내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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