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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이 산의 각질을 토악질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그루터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47회 작성일 23-04-24 10:03

본문

수문을 열고 주먹을 쑥 내밀었다 

산이 잃던 응어리 하나 봇물 터졌다

수장되어 있던 산의 각질을 토악질했다

 

할아버지 산이 말했었어

옆구리를 파고 철심을 박았다고

심전도 검사하는 척 전선이 연결되고

감전되면서 온몸이 마비되었어

겨울이 되면 등에 각질이 생기고

봄 아지랑이를 보면 아른거릴 뿐

가끔 철 지나 꽃을 피우곤 했지만

정신머리는 놓지는 않았다고

 

철탑이 산들을 고압선으로 동여맸어

그물을 끌어올리둣

산들을 송두리째 들어내려 했겠지

그 자리에 아파트를 짓고

왕 지주 노름을 하고 싶었겠지

 

교회 탑 하나 세우지 못한 개척교회

허물어지던 헛간에 종을 매달았지

철탑은 그 교회에 전깃불을 넣어주려 했어

전깃줄에 미세한 신호를 보내면

헛간의 종은 삼종기도 시간을 잊고

배터리 잔량이 떨어지는 경고음을 울렸겠지

일가친척 하며 사는 마을에

서로를 경계하라는 예언이 왕림하는 것이었을 거야

개척교회 신부는 사도신경만 외고 있을 뿐


아직

비가 내리고

댐의 수문에서는 물이 쏟아지고 있다

철탑 너머로

번갯불이 번쩍하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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