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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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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그루터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96회 작성일 23-04-17 09:37

본문

벌어지는 것은 웃음꽃입니다 

지난겨울은 냉철했습니다 옷을 껴입어도 입김으로 손끝을 녹여도 따스함을 내주지 않았습니다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몸을 잔뜩 움츠리게만 했습니다

겨울의 조각을 살짝 밀어 보았습니다 겨울이 벌어지며 그 틈으로 봄이 보이는 겁니다 냉이가 슬그머니 머리를 들고 꽃을 피우지 뭡니까

아직은 추운지 바람에 머리를 흔드는 것이 귀엽잖아요

피식 웃었습니다

 

봄 표 치약 튜브를 힘껏 눌러 짰습니다 치약이 꿈틀대며 겨울잠에서 깨어 기지개를 켜는 겁니다 칫솔에 치약을 받아 물고랑을 닦았죠 물이 돌고 향기가 나고 개운해지는 겁니다

구름을 벌려 하늘을 보고 헬로, 굿 모닝했습니다 들판이 입술을 동그랗게 모아 화답을 하더니 파란 풍선을 부는 겁니다

세상에나 꽃판입니다 말라비틀어진 이끼인 줄 알았는데 꽃모종판이지 뭡니까 모두 정신없이 노란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개중에는 아직 수줍은지 입을 오므리고 있는 애도 있지만

 

어지러워요 현기증이 납니다

아지랑이 너머로 꽃이 아른거리네요 웃어줬습니다

 

마침내 웃음판이 요란하게 한판 벌어졌습니다

신명 나게 놀다가

 

노란 꽃 이파리 하나 떼어내

여름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이게 모두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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