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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葬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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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46회 작성일 23-03-17 18:06

본문

장지葬地에서

                    / 나싱그리


바람이 세차게 불던 날

또 하나의 생과

이별하고 있었다


그래도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며

장지葬地에 모여든 사람들은

추위에 떨면서도

천막 안에 앉거나 서서

급하게 차려진 음식을

목구멍으로 넘겼고


생계를 책임진 한 가장家長

심술 난 바람에 천막 폴대를

굳게 잡고는 놓지 않았다


여느 해처럼 그렇듯

주변에선 마른 도깨비바늘들이

스치는 옷깃에 달라붙어

다시 시작할 곳을 찾고 있었다


오늘은 날씨가 비록 스산하지만

머지않아 봄은 찾아들 것이고

그러면 이곳에도 새싹은 돋고

이름 모를 들꽃도 피어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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