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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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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251회 작성일 23-03-18 01:03

본문

칸나 



"칸나"하고 네가 누군가 불렀다. 

이미 석양인데. 

그러고 보니 네 머리카락은 불타고 있었다.

줄기는 코카인을 삼킨 그리고 금속성의 차갑거나 

유황빛 살갗 녹은 물이 찰랑찰랑 와 닿거나 

네가 조금 열어 보이는

"칸나." 

계곡에 박힌 검은 돌 하나 하나 씻어가면서 그리고 조금은 

진홍빛으로 꽃잎이 네 눈꺼풀 되어 

긴 긴 내장(內臟)들 놓아두고 

머얼리 떠나가라 이야기하고 싶은 저녁 

등뼈 없는 새하얀 애벌레들이 몸을 구부리면 

넓직한 잎들 아래 잎맥 돋은 자궁들이

청록빛 통증에 바르르 떠는.

나는 이것이 황홀인 줄 몰라

붉은 꽃잎들 내 주위로 현란히 나부끼며

귀가 먹먹하도록 색채의 고함을 질러대는.   

색채의 판자들 속에서 

색채의 섹X를 하며 

엄마 닮은 대성당은 흙 위로 저물어 

손가락 뼈 가늘게 내밀고.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감상하는데 칸나의 붉은 꽃잎이 플라멩코를 추는 무희의 춤사위로 출렁거립니다.
시, 잘 감상했습니다. 주말 잘 보내십시오.

피탄님의 댓글

profile_image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굳이 관능적인 묘사가 아니어도 상황부터가 R-18(G?)인데, 어찌 보면 단어보다도 문장이 필터링을 무색하게 만듭니다.

가릴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뭐 요즘처럼 트집잡기 좋아하는 세태라면야 무시해도 그만이지마는...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칸나의 꽃말은 황홀한 종말이고 이 시는 죽음에 대해 써 보았습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사람에 대해 쓴 글이니 어쩌면 피탄님의 말씀이 맞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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