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암호를 읽다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빛의 암호를 읽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35회 작성일 26-01-23 09:13

본문

빛의 암호를 읽다

자작나무 숲에서

 

활엽수림의 하얀 척추가 곧게 선 이곳은

별빛이 지배하는 세상이다.

 

은하의 벼랑을 건너온 별똥별 하나

내 저녁의 눈시울로 떨어질 때

나는 자작나무 수피 위로 스민 빛의 예각을 읽었다.

 

스스로 몸은 태운 별빛이

자작나무의 껍질에 이식되어

은빛의 몸부림으로 세상에 무슨 말을 전하려는지

나는 오래전부터 궁금했다.

 

바람의 숨결 따라 흔들리던 가지들

그 떨림이 언젠가 언어가 되어

빛의 자국을 남긴 듯 자작나무는 제 몸으로 쓴 편지다.

 

나는 그 수피를 펼쳐 한 글자씩 만져보았다.

쏟아지던 빛의 암호가 지상의 언어로 번역되는 자리,

자작나무 숲은 눈부신 은유의 무게로

세상의 경계와 속살을 가늠하게 했다.

 

하얀 숲이 겉옷을 벗는다.

여름 내 가지 사이 헤엄치던 푸른 언어들도

이제 땅으로 내려왔다.

 

소멸과 부활의 위대한 순환,

낙엽 위에 내려앉은 시간의 숨결이

생의 모퉁이를 반질하게 닦고 있다.

 

하늘마당을 쓸고 있는 억새풀의 길,

그 옆으로 혈관처럼 뻗은 은빛 침묵의 외침을 따라 걷는다.

 

그 외침도 한때

봄의 새순이었던 적이 있었다는 걸 나는 잊지 않는다.

 

나는 토르소처럼 잘린 침묵을 지나

자작나무 숲의 썩은 그루터기에 앉아 이름 없는 신을 부른다.

 

외로움은 오래된 기도처럼 몸 안에서 울리고

한때 나뭇잎을 향해 솟구쳤던 뼈마디가 다시 저려온다.

 

나는 아직도

자작나무가 품은 우주의 깊이를 다 읽지 못한 지상의 노숙자,

뼛속에서 별꽃들이

떼를 지어 피어나려는 기척이 들린다.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신호처럼

한줄기 빛이 다시 수피 위를 흘러간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소리가 없어도 말이 된다는 것.
침묵도 너와 네가 소통하는 또다른 언어라는 것.
은빛 찬란한 겉옷을 두른 자작나무 숲을 상상하며
행간에 앉아 사색에 잠겨봅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35P삼오님의 댓글

profile_image 35P삼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끔 눈에 들어오는 빛을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 위해 무엇이든 불사를 수 있는 맹목을 가진 삶을 원하곤 합니다. 이미 그 마음가짐 자체로 빛을 순수히 볼 수 있는 상태인 것 같아서요.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작나무 숲을 우주와 언어가 만나는 장소로 보고
빛, 별, 바람, 나무의 흔들림을 하나의 암호이자 메시지로 보고자 했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필하십시오.

Total 41,000건 15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40020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01-23
4001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01-23
열람중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01-23
40017 11기베이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 01-23
40016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1-22
40015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 01-22
40014
짝사랑 댓글+ 4
cosyyo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1-22
40013 11기베이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 01-22
40012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 01-22
40011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 01-22
40010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01-22
4000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1-21
40008 11기베이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 01-21
40007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1-21
40006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1-21
40005 a2gi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 01-21
40004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 01-21
40003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1-21
40002 a2gi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 01-20
40001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 01-20
40000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1-20
39999
말하자면 댓글+ 3
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1-20
39998 나비처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 01-20
39997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 01-20
39996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 01-20
39995 청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1-20
39994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1-20
39993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 01-20
39992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 01-20
39991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01-20
39990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1-19
39989 태마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 01-19
39988 아몬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 01-19
39987 청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01-19
39986 11기베이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 01-19
39985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01-19
39984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 01-19
39983 cosyyo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1-19
39982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 01-19
3998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1-19
39980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1-18
39979 11기베이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01-18
39978 청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1-18
39977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 01-18
39976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 01-18
39975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 01-18
39974 아몬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 01-18
39973
컨디션 댓글+ 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 01-17
39972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 01-17
39971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 01-17
39970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01-17
39969 청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1-17
39968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 01-17
39967 cosyyo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01-17
39966 11기베이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 01-17
39965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 01-17
39964 탱크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 01-17
39963 아몬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01-16
39962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 01-16
3996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1-16
39960
겨울 나무 댓글+ 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6 01-16
39959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 01-16
39958 청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 01-16
39957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 01-16
39956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1-16
39955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01-16
39954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01-16
39953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1-16
39952 탱크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 01-15
3995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 01-1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