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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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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01회 작성일 22-12-16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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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버섯 



   내 유년의 친구가 달궈진 철판의 표면을 따라 증발해버린 친구 곱창을 지나서 백 년 동안 철판에 구웠다던 백 년 전통 곱창을 지나서 멈춰 선 자리, 칠성 식당엔 북두칠성은 간데없고 불구멍 속으로 이글거리는 흑백 시절의 농심 라면 선전 같은 입간판이 허수아비처럼 어둠을 떠받치고 서 있었다 문득 돼지 창자처럼 누렇게 축 늘어진 핏기 사라진 어둠의 거리에서 축축한 도축의 누린내 같은 묵은 악취가 부비강을 후벼 팠다  


   삐걱거리는 나무의자 위로 적요가 내려앉았다 백발이 성성한 눈빛은 뱃일 나간 안하무인을 기다리고 있었을까 발자국은 오늘도 저 골 깊은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곱창을 다듬는 아낙의 손길이 식탁 위로 양파 한 종지를 내려놓는다 양파를 씹는 동안 나는 양파 한 조각의 선행을 곱씹으며 빈 소주잔으로 도스토옙스키를 조문했다  


   저 멀리 비추는 알렉산드리아의 등댓불 따라 암막 커튼이 걷히자 내 망막 속으로 소렌토만이 물갈퀴질을 한다 나는 서쪽 해안가 비토리아 호텔의 오래전 그 객실의 낡은 테라스에서 잉크를 풀어놓은 듯한 그날 밤의 코발트빛 정사를 써내려 갔다


   찢겨나간 고막이 고무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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