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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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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61회 작성일 22-11-16 08:40

본문

텅 빈 밭,

갈고, 거름 주고, 심고, 물 주고, 순지르던 지

날들이 생각난다. 

여기에 가해졌던 비, 바람, 햇살, 노동, 땀, 염

려, 걱정... 

다 어디 가고 높은 하늘 아래 허공(虛空)만 남

아 있는가?

여기 심어졌던 깨, 콩, 가지, 호박, 상추, 토마

토, 오이, 고추, 고구마...

지금은 어디에 잠들어 있는가?

바쁜 봄, 바쁜 여름, 바쁜 가을 다 띄워 보내고

여기 그대와 나 빈 손 잡고 마지막을 정리하고 

있다.

우리가 세웠던 그 많은 계획들,

우리가 만들었던 그 많은 업적들을 생각하면서

그대와 나 참 크로노스(kronos) 찾아 떠나는 

가 되어 겨울바람속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크로노스(kronos):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농경(農耕)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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