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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가마귀 우는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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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58회 작성일 22-11-02 09:35

본문

갈가마귀 우는 언덕



팔로 알토에서 한 시간 거리였다.


나는 풀들이 아우성치며 기어올라가는 언덕에 서 있었다. 


이국의 풀들이었다. 그리고 내 발치로 모여드는 뱀들. 비늘 위에 꽃서리가 내린 철조망처럼 서늘한 빛 내뿜으며 내 유년 속으로 사라지는 중이었다. 속이 텅 비었으나 실은 충만한, 그런 풍선을 허공 속으로 날리고 있었다. 풍선이 터지기 직전 그 팽팽한 긴장을 그녀의 퍼렇게 부풀어오른 피부는 내 키만큼이나 높은 풀들 사이로 영원 속에 각인해가고 있는 중이었다. 내 모든 언어가 영원조차도 그 철조망 앞에 잠시, 멈추었다.  


그때 허공에서 날개들이 퍼덕이는 소리 들려왔다. 풀을 짓이기며 밟는 소리같이 들리기도 했다. 정오는 우물 속처럼 깊다. 갈가마귀들은 귀가 먹먹할 정도로, 소용돌이 한가운데 가라앉는 화병(花甁) 속으로 몰려들었다. 나는 고통이 예리하게 상감(象嵌)되어 있는 그녀의 눈동자를 절개했다. 비바람 몰아치는 시디 신 복도 끝에 주홍빛 즙이 듣고 씨앗들은 창백한 샹들리에에 흔들흔들 매달려 있다. 벽에, 분출하는 활화산들이 쭈욱 걸려 있는 복도. 여기까지 갈마가귀들이 날 따라온다. 나는 무너지는 테이블에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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