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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충한 가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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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0회 작성일 22-10-03 08:04

본문

우중충한 가을날

 

바람이 서둘러

먼 빙원(氷原)의 추운 계절을 유혹한다

바람과 숲과 계절은 아웅다웅 돈독한 사이

바람이 먼저 오래 사귄 이름을 부르자

낙엽은 앉은 자리를 떠난다

비를 머금고 오가피나무의

가시에 찔린 하늘은 어둡고 침침한 표정

숲은 붉어진 시선을 하고

바람의 거친 이야기를 듣다가

색이 마른 초록의 빈자리를 바라본다

바람은 점점 오래 사귄 이름을 차갑게 부르며 간다

숲은 스크린 불꽃을 쏘아올린 가을 축제 속에

떠나가는 것들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홀로 떨어진 낙엽은 우중충한 길을 걷는다

길에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이 자꾸만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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