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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어젯밤 한일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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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1회 작성일 22-09-07 07:34

본문

달이 어젯밤 한일을 알고 있다

 

달은 만조(滿潮)의 너울을 웃음처럼 흘렸어

저 달이 잡아 끄는 등속(等速)의 거리에서 열수(熱水) 솟은 바닷바람이

함께 무희가 돼 미친 듯 춤추며 허공과 숲과 거리를 활보했지

광란의 비바람 몰아칠 때 나는 내 집의 골격 우각새(牛角顋) 같은 밤이었지

어디선가 헐거운 지붕이 뜯기고

나무와 담장이 부딪치고 도로가 부서지고 돌이 날아가고

갈매기들도 날개가 뒤집힐까봐 충혈된 눈이었던 걸,

오늘 보니 달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품위 있게, 우아하게

구름 위를 미끄러진다

열대우림에서 벗어나와 아름다운 광채(光彩)에 흠뻑 적신 몸을 하고서

야무진 백미인(白美人)처럼, 먹구름 잔영(殘影) 아래를 엿보며 유혹한다

서쪽 강의 물 위를 유유히 걷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저 홀로 너무 높아 세상일을 물을 수 없는, 구름이 잉태한 저 달!

 

 


등속 (等速); 속도가 같음. 같은 속도.

우각새(牛角顋); 쇠뿔 속에 든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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