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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국을 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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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05회 작성일 22-09-15 00:18

본문

선지국을 먹으며 


다닥다닥 붙어 있는 신발장에는 북적이는 신발들이 요란스럽다 누구는 뽕짝을 부르고 누구는 아리아를 선창하고 누구는 베토벤이 되고 누구는 이미자가 되어 무대 위 비련의 주인공으로 섭외된 민숭민숭한 낯빛들 아지매요, 여기 깍두기 더 주이소, 양철 좌판이 어깨를 들썩거리며 뚝배기가 펄펄 끓어오른다 한 조각의 선지를 삼키는 것은 닳아빠진 신발끈을 조이는 일 오늘이라는 족적을 남긴 해진 신발이었다 어둠의 한편 같은 긴 하루를 버텨 낸 음지를 비추던 짧은 햇살이었다 꾸렁내 나는 때 묻은 나의 신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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