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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의 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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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52회 작성일 22-08-26 12:28

본문

    천일의 앤*  김 재 숙

 

 

서로의 난간을 붙들고

습하게 다독이는 웃음

모서리에 기댄 벽이 귀가 될 즈음

창은 어둡고 밖은 너무 환해 뜨거운 것

지워진 자홍색 입술이 침묵을 얹고

어그러진 달이 마름질 하는

나가도 될까요?

혹여 검게 발이 떨려요?

흩어지는 숨결을 오래 쓰다듬는 마른 가지에

배롱나무 꽃 피는 그날로

새털구름 덮이는 먼 시간으로

그녀를 둘러멘다

 

문득

돌보지 않던 거울이 희미하게 퍼덕이는

갇힌 영혼의 새처럼

불타던 45장을 날아오르는

황홀하여 더 슬픈 결핍이 각색된

오늘

사라진 그녀를 밟고 오는

모진 문턱 위에서

사려 깊은 노크를 하고

늦은 찻잔 뜨거운 유체를 담그는

 

뭉개진 꽃들에게 속삭인다

이제 갇힌 라르고는 없다고

살아 다시 분절되어도 우아하게 더 붉어지는

마음.

 

 

 

                                       *영화.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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