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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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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350회 작성일 22-08-30 00:08

본문

바다


나는 어릴 적부터 바다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내가 본 바다는 푸른 물결이 깊은 청록빛 심해를 언뜻언뜻 암시하는 

그런 무거운 화면이 아니었습니다. 진흙뻘 위에

얇은 칼날같은 물거품들이 덮였다 곧 물러가면

작은 손톱만한 돌게며 투명한 새우들이 뒹굴고 있는 바다였습니다

그러면 나는 발목까지 푹 빠지며 뻘 위를 뛰어다녀 투명한 소주병 안에 소금물을 

반쯤 채우고 돌게며 새우들을 병 안에 넣었습니다. 병을 약간 흔들면 소금물은 빙빙 돌며 약간 방사형의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그 소용돌이를 따라 새우며 게들이 함께 떠내려갔습니다. 바다 앞에는 문방구가 외로이 있었습니다. 주인 할아버지는 문 앞까지 나와서 

언제 넘어질까 모를 위태로운 의자에 태평하게 앉아 졸고 있었습니다. 하루에 몇 번 안 오는 시외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바닷속으로 걸어들어가 뼛속까지 바다소리에 젖어 청록빛 해초를 닮아가는 싱싱한 여인들이 있었습니다

새하얀 하반신을 가린 껍질이 산호처럼 고왔습니다. 방직공장에서 미싱을 돌리면 흡사 그 소리가 깊은 바닷속 밤나무숲 우거진

잎들 속에 불어가는 바람소리 같아서 밤나무꽃들이 한꺼번에 몽롱한 꽃가루들을 뿌려내면 우윳빛 또 한번 얇게 굴러가는 물거품들이 

뜨거운 뻘을 덮어 여인은 하반신을 칼날처럼 덮은 비늘들을 쓰다듬어 딸랑딸랑 금속성의 소리가 내 

코 끝에 희미하게 맡아지는 것이었습니다

아주 예전에는 바닷물이 이 고롱산 꼭대기까지 몰려왔단 말이여. 그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수백년 전부터 차가운 화강암 속에서

푸욱 숙성된 듯 술냄새 약간 맡아지는 혈관이 탱탱하게 뱃전이 파도의 방향을 따라 기웃갸느라 흔들리는 소리였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할아버지께서는 작은 감알 크기만한 검은 해골이 되어 바닷속에 누워 계십니다

바닷물에 오랫동안 씻긴 유리조각들은 흡사 천번을 갈고 닦은 진주알들인 듯 그 오색찬란한 신경들을 편편이 해심을 향해 간절히 

뻗으며 들릴 듯 말 듯한 음향을 산으로부터 울려오고 있습니다.

나는 해송 속에 불어가는 바람이 머얼리 산 너머로 모락모락 일어나는 구름을 속삭이는 것을 

자궁 속에 담고서 비밀스런 표정들로 차가운 바위 그늘 틈에 자라는 산유화를 보았습니다.

그 끝에 작은 톱니자국처럼 고통이 파르르 번져 나가는

산유화는 내 어릴 적 푸르스름한 별빛 속에 흙집을 짓고 화살표의 방향을 따라 살던 소녀를 닮았습니다. 

그녀도 고롱산 꼭대기에 널름거리던 바닷물결에 휩쓸려가 버린 것일까요? 폐선이 고롱산 중턱 하늘로 찔러오르는 

감나무 가지 끝에 걸려 웁니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중요함으로 성겨지는 자기애를 표출하면서 소중함과 유일함으로 고유함의 벽을 두드렸습니다
성적인 유희로 생명 있음을 자극하면서 율로 가늠되는 형용되는 상황에 접근하려 했습니다
자기를 가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어 어우름되는 환상에 접속했습니다
초록 환상체의 이름함으로 영면의 자락에 들어서기 원했습니다

tang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향유하는 체위에는 맞아서 서로를 서로로서 인지 가능합니다
존중과 경의를 차용한 것이 체위에 잘 안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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