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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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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89회 작성일 22-06-07 09:34

본문

나무, 잘리다

 



몸통을 잃은

그루터기

햇살과 세월 갈피를 펼치고

똬리를 틀던

온화한 주름들은 없어지고

새 한 마리 허공을 쪼아대고 있는 비문

섬세한 잎맥과

겹겹 물길을 놓았던

혈을 잃어버린

뿌리부터 디딤 폭이

서사적이다

가고 온 시간의 흔적 넘어

천질의 팔 벌린 치열했던

푸른 욕망도 발아래 묻고서

한 올 한 올 생의 주어主語

한 때 도도히 혹한과

거친 바람을 이기고 섰던

순환의 살과 영혼 

영역을 걸어온 기록

구멍 숭숭 뚫린 나이테

허공을 지우며 나는 새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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